한국IBM과 한국HP가 4분기 서버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주요 경쟁분야는 국내 서버시장의 59.1%(2009년 2분기 기준)를 차지하고 있는 유닉스서버 시장이다.
지난해 유닉스서버시장에서 최초로 1위를 차지했던 한국IBM은 올해 역시 그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반면 불의의 일격을 당한 한국HP는 심기일전을 다짐하며 1위 탈환의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HP로서는 마지막 남은 4분기에 역전의 승부수를 띄울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4분기 유닉스서버 시장은 지키는 자(한국IBM)와 쫓는 자(한국HP) 간에 양보할 수 없는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한국IBM, KISTI 슈퍼컴퓨터 수주
한국IBM은 다소 여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43%의 점유율로 극적인 1위 등극에 성공한데 이어, 2분기까지도 그 기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IBM은 올해 1분기 43.1%의 점유율로 한국HP에 뒤졌지만 2분기에 51.0%란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HP와의 격차도 16%p나 됐다.
3분기 역시 낙관하는 분위기다. 한국IBM 관계자는“한국IBM은 최근 5년간 하반기로 갈수록 점유율이 높아지는 성향을 보였다”며“2분기 만큼의 점유율은 힘들겠지만 무난히 한국HP를 따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IBM은 8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슈퍼컴퓨터 4호기 대용량컴퓨팅시스템(SMP) 2차 사업 수주가 점유율 상승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한국IBM이 연간 기준으로도 지난 5년간 꾸준히 점유율이 상승했기 때문에 올해는 45% 이상의 점유율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한국IBM과 한국HP의 점유율은 각각 46%, 37%였다.
◆한국HP, 결국 역전할 것
한국HP도 3분기 상대적 약세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한국HP 관계자는“기대했던 삼성그룹 계열사의 차세대 물량이 4분기로 밀려났다”며“3분기는 근소한 차이로 한국IBM에 선두자리를 내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4분기에 삼성그룹 글로벌 ERP 프로젝트 물량이 반영되면서 선두 자리를 다시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상반기부터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의 IT투자가 되살아나 대규모 서버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며“이중 상당수 프로젝트를 한국HP가 수주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특히 4분기에는 금융권 수주량보다 2.5배 이상 큰 제조업종의 수주 물량이 반영될 예정”이라며“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1위 탈환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