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일반약 TV광고 경쟁에 허리 휜다

입력 2009-11-11 15:34 수정 2009-11-1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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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약, 매출 50% 이상 광고에 쏟아부어...일반약 광고 '양날의 칼' 지적

중견 제약사들이 일반약 대중광고를 하면서 매출액 대비 과도한 광고비 집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품가격 상승 등을 불러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1일 한국광고단체연합회가 집계한 2009년 3분기 500대 대중광고 업체 현황에 따르면 제약사 중에서는 동아제약, 동국제약 등 모두 24개 제약사가 포함됐다.

이중 대중광고를 30억원 이상 집행하는 제약사만 살펴보면 동아제약이 66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고 이어 동국제약 61억원, 일동제약 58억원, 명인제약 50억원, 광동제약 40억원, 삼진제약 33억원, 유한양행 32억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출액 순위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대중 광고비와 매출액을 비교해 보면 동아제약만 양쪽 모두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유한양행 정도가 포함됐을 뿐이다.

지난해 매출액 순위는 1위 동아제약(7023억원)을 선두로 유한양행(5957억원), 한미약품(5583억원), 녹십자(5160억원), 대웅제약(4842억원), 중외제약(4376억원), 제일약품(3194억원), 종근당(3032억원), LG생명과학(2818억원), 광동제약(2761억원), 한독약품(2750억원) 순이다.

또 광고 매체별로는 동아제약의 경우 TV광고에 54억원을 사용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신문광고에 9억5700만원, 라디오광고에 1억6700만원, 잡지에 1억2100만원을 사용했다.

동국제약도 비율은 비슷해 TV에 52억원,신문에 5억3100만원,라디오 3억7100만원을 썼고 일동제약은 신문광고와 TV에 집중해 각각 27억원, 28억 가량을 사용했으며 명인제약은 TV에만 40억원을 투자했다.

이 같은 결과는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상위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전문약을 강화하면서 일반약의 비중이 줄고 상대적으로 중소 제약사들이 일반약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약사들의 일반약 광고는 '양날의 칼'이라는 분석이다.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이 마케팅의 포인트인 일반약은 매출액의 대부분이 광고비로 사용될 정도로 광고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인사돌로 유명한 동국제약, 아로나민을 갖고 있는 일동제약, 이가탄 명인제약, 비타500과 옥수수수염차를 갖고 있는 광동제약, 게보린 삼진제약 등이 대표적이다.

동국제약의 경우 한해 광고비로 쓰는 홍보비만 200억원이 넘는데, 인사돌의 지난해 매출액은 363억원 정도였다. 즉 인사돌 광고를 위해 매출의 절반이 넘는 돈을 광고비로 쓰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광고비 때문에 제품값이 비싸다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동국제약의 인사돌의 경우 같은 성분에 같은 효능을 갖고 있는 약과 비교해 약 2배 정도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견제약사들의 경우 전문약은 상위제약사들에게 밀리기 때문에 대표적인 일반의약품을 타겟으로 해서 대대적인 광고를 진행해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이를 영업에 반영하는 전략을 쓰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상위 제약사 관계자는 "동국제약 등이 매출액 대비 큰 피해를 보면서까지 비싼 TV광고 등을 하는 이유는 제품 광고도 있지만 회사 이름을 알리려는 측면이 크다"며 "현재 대중광고가 금지된 전문약 광고까지 합법화된다면 제약사들의 광고비는 더욱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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