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올 한해 40% 이상 오르면서 1600선을 회복한 반면 조선주는 수주 악화에 대한 우려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이러한 수주 악화가 내년에도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비조선 부문 사업을 갖춘 조선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연초 대비 지난 24일 현재 42.86%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조선주가 속한 운수장비 업종지수도 연초 대비 49.26% 올라 코스피지수 대비 초과 상승한 상태이다.
하지만 유독 운수장비 업종 중에서도 현대중공업(연초대비 -19.30%)과 한진중공업(-18.89%), 현대미포조선(-34.45%), STX조선해양(-0.81%) 등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으며 삼성중공업(7.75%), 대우조선해양(4.24%)은 소폭의 오름세를 보였으나 코스피 및 운수장비 업종지수 상승폭에는 크게 못 미쳤다.
◆2010년 수주 회복 힘들어
이들 조선주의 부진한 주가 흐름은 내년에도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선박 수주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조선사에 대한 발주가 재개되기 위해서는 해운 업황의 회복이 선행돼야 하는데 해운업종은 내년 하반기 정도는 돼야 정상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해운업황이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선사들은 발주를 재개하기 보다는 우선적으로 계선 선박수를 줄일 것으로 관측했다.
또한 업황변수 회복과 함께 전년비 선박(벌크선, 탱크선 위주) 발주량이 늘어날 전망이지만 건조능력 대비 절대 수주량이 부족하고 경영난으로 저가수주 경쟁이 가속화돼 중소형 조선사들의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예상되고 있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해운업황이 정상화된다고 하더라도 1~2년치 발주 물량만큼의 계선 선박을 소진시켜야 발주가 재개될 수 있기 때문에 내년에 발주가 회복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한편 발주 재개는 선가 폭락을 수반하기 때문에 선가는 발주가 정상 회복된 이후에나 반등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원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적어도 2012년은 돼야 적정 수준의 발주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신조선 시장의 생산 능력 대비 수요가 크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전세계적인 조선소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중장기적으로 한국과 중국의 생존 경쟁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조선 사업 갖춘 조선주 선별 투자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조선주에 대한 접근시 선박 비중이 낮은 대형사를 중심으로 선별적 투자에 나설 것을 권하고 있다. 조선업의 부진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플랜트와 해양 등 비조선 사업을 갖춘 조선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대우증권은 이러한 종목에 해당되는 조선주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을 꼽았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조선부문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고 기계, 전기, 플랜트 외에도 풍력, 태양광 발전, 로봇 등 향후 신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전략이 돋보인다는 설명이다.
삼성중공업은 선박 수주의 부진함을 드릴쉽, LNG FPSO 등 해양플랜트 수주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대우조선해양은 LNG 부문에서 최고의 노하우가 축적된 회사인 만큼 향후 LNG관련 해양사업에서 주력회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원은 "벌크선, 탱크선 위주의 제한적인 발주만이 기대되는 상선부문과 달리 해양플랜트 시장은 꾸준히 발주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지난 5년간 대형 리그선, 드릴쉽 발주가 대규모로 이어진 만큼 향후 5년간은 FPSO 수요가 LNG FPSO 프로젝트와 맞물려 대규모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원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조선업의 부진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플랜트·해양 사업의 경우 보다 긍정적인 흐름이 예상된다"며 "2010년에는 해상 플랜트, 시추선 외에도 육상 플랜트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현대중공업이 타사대비 보다 큰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