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EU, 온실가스 30% 감축 제안 철회 속셈은?

입력 2009-12-09 01:49 수정 2009-12-0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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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압박해 기선 제압하려는 듯

온실가스 배출 감축목표를 둘러싼 팽팽한 줄다리기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시작됐다.

8일(영국 현지 시각) 주요 외신들은 유럽연합(EU)이 지난달 많은 국가들이 제안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심각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저지하기에 충분하지 못하다며 온실가스 감축량을 30%까지 늘리겠다고 했던 제안을 철회했다고 전했다.

EU가 온실가스 30% 감축안을 철회한 것은 다른 정부들을 압박해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높이도록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EU의 전략은 이번 기후변화 회의의 협상이 얼마나 어려울 것인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하고 있다.

EU 회원국들은 1990년과 비교해 온실가스 감축량을 2020년까지 20% 줄이겠다고 밝혔으나 다른 국가들이 '비교할 만한'제안을 한다면 감축량을 30%로 늘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 인도, 브라질, 한국과 남아공 등 주요 국가들이 온실가스 감축안을 발표했지만, EU 대표단은 이런 제안이 유엔이 지지한 과학적 지침을 만족할만한 협상에 이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산업화 이전의 수준보다 지구온도를 2℃이상 상승하지 않게 하는데 충분하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삭감해야 한하는 것이다. 유엔은 2℃를 최고 상한선으로 보고 있다.

스웨덴 환경장관이자 유럽이사회 순회의장인 안드레아스 칼그렌은“EU는 감축목표를 선도하고 있으나 다른 회원국들이 야심 찬 감축안을 제안하지 않았다”며“EU가 30%를 감축하도록 기후변화 회의 참가국들이 야심 찬 감축에 합의하지 못한다면 매우 실망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감축제안이 구체적으로 가져올 결과를 알아보기 위해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칼그렌 장관은“우리는 지구 온도 상승을 2℃ 이하로 유지하고 싶으며, 이를 위해 EU는 30%를 감축하고 싶다”며 “그러나 다른 나라들이 충분한 감축 제안을 해야 우리도 30%를 감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음주 코펜하겐에 오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언론에 공개한 것과 똑같은 얘기를 되풀이한다면 놀라울 것”이라며 “더 나아간 제안을 듣게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코펜하겐 회의를 앞두고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17%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1990년 대비 4% 감축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 역시 2020년까지 2005년 대비 국내총생산(GDP)당 배출량을 40~45% 감축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연평균 8%의 GDP 성장세에 비춰볼 때 중국의 배출 총량은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찌감치 1990년 대비 20% 감축목표를 제시한데다 30%까지 감축안 카드를 꺼내며 기후변화 논의를 주도해온 EU는 코펜하겐 회의 초반에 미·중 양국을 강하게 압박해 기선을 제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은 EU의 주장에 대해 반박에 나섰다. 미국 협상대표 조나단 펄싱은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주목할 만한 수치를 테이블에 올려놓았다”면서 “이는 미국이 온실가스 배출, 개도국 지원, 외교적 노력에 있어서 앞으로 나가겠다는 약속”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2020년까지의 목표를 제시하면서 2050년까지는 온실가스 배출량 83%를 감축하겠다고 약속한 점을 거듭 강조했다.

펄싱 대표는 “EU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과학 연구 결과에 부합하는 장기적 목표를 제시할 것을 기대한다”고 역공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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