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부품업계, '플라스틱 자동차 만든다'

입력 2009-12-10 15:53 수정 2009-12-1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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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연비개선에 가장 효율적 … 현대車의 경량화 연구 활발

자동차기업과 부품업체들이 자동차 무게를 혁신적으로 줄이는 '플라스틱 자동차' 개발을 위해 '초경량 고강도' 플라스틱 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환경규제 강화와 고유가 시대의 도래로 연비개선을 위한 '차량 경량화'를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AFE(Corporate Average Fuel Economy: 기업평균연비) 규제 강화로 평균 40% 이상의 연비개선이 필요하고 유가의 변동성이 날로 확대되기 때문에 자동차 업계는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인 이른바 '플라스틱 자동차' 개발에 한창이다.

자동차 경량화는 자동차 무게의 70%를 차지하는 금속 소재를 플라스틱으로 대체하는 방법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더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높은 플라스틱 소재 개발이 경량화의 첫걸음이다.

◆ 신형 쏘나타 … 삼성토탈 플라스틱 소재 적용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의 경량화를 둘러싸고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지난 5월 CAFE 규제는 2016년까지 연비를 14.8ℓ로 향상시키고 배기가스를 현재의 3분의1 수준으로 감축하도록 강화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자동차의 미국 수출 제품의 평균 연비가 33.2m/g라면 미국의 연비규제(승용차 기준 39m/g)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7년간 연비를 갤런당 6마일 끌어올려야 한다"고 전했다.

현대자동차 연구원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린카(Green Car) 시장을 선점해야하며 출발점은 차량 경량화다"면서 "자동차 무게를 6~10% 가량 줄이면 최소 7% 이상의 연료가 절감되기 때문에 차량 무게 1kg 차이가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전했다.

이어 "플라스틱은 자동차가 기름을 덜 먹게 하는 연비 향상 외에도 금속류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 또 철에 비해 강도도 몇 배 높아 충격흡수율이 뛰어나다"면서 가볍고 싸고 안전성까지 보유한 플라스틱 소재 개발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현대차 신형 쏘나타
현대자동차는 지난 9월 초경량 플라스틱 소재를 채용한 신형 쏘나타를 선보였다.

플라스틱 소재는 삼성토탈이 개발한 '나노복합PP(폴리프로필렌)'로 플라스틱인 PP에 탈크 및 고무 등의 무기질 재료를 혼합해 강도를 높인 '복합PP'에 나노기술을 접목해 동일한 강동에 무게는 30% 더 절감시켰다.

현대차 고분자재료팀 연구원은 "자동차 바퀴 사이의 문짝을 떠받치는 지지대인 사이드실몰딩(Side Sill Molding)에 우선 적용해 무게 4.5kg에서 1kg을 줄이는데 성공했다"면서 "내·외장재 부품에 적용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 '카르막' 한화L&C 작품 … 플라스틱 차체 생산에 주력

현대자동차는 이에 앞서 지난 2007년 제네바모터쇼 및 상하이모터쇼에서 플라스틱 차체로 설계된 컨셉트카 '카르막'을 선보인 바 있다.

'카르막'은 GE플라스틱(現 사빅)의 30여가지에 달하는 플라스틱 소재를 적용해 선보인 것으로 외판은 한화L&C(옛 한화종합화학)의 제품을 적용했다.

▲(2009 장춘 국제자동차부품 전시회) 한화L&C 제품

한화L&C는 향후에 플라스틱 차체를 만들어 공급하겠다는 야심찬 의지를 불태우며 자동차 소재 사업부를 전략적으로 강화하고 나섰다.

한화L&C 관계자는 "내년부터 자동차 경량화 소재 시장의 성장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체 사업부 중에서 모든 핵심 역량과 투자를 자동차 소재 부문에 집중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화L&C는 지난 2007년 11월 자동차 경량화 부품 세계 1위 업체인 美 아즈델社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내외장재 부품업체로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체코에 자동차 내외장재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도 준공했다.

국내 자동차 부품 시장은 이미 자동차 경량화를 위한 고기능 소재의 적용확대가 빨라 대체할 수 있는 분야는 대부분 적용 완료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외장재 및 내연기관 등 강도와 내열성에 따른 물성 문제로 대체가 어려운 부분만이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자동차 부품 소재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용이 쉬운 내장재를 넘어 외장재 부문 소재까지 생산해야 한다는 것.

이에 발맞춰 한화L&C는 아즈델의 소재 개발 노하우와 한화L&C의 성형 기술을 바탕으로 '익시스(IXIS)'를 개발해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자동차 외장 판넬의 경우 열에 의한 변형 및 고급표면 적용 등 까다로운 조건이 있어 플라스틱 적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보다 가볍고 강도가 높은 신소재인 '익시스'를 적용함으로써 기존에 자동차 외장재로 주로 쓰였던 금속보다 50% 가량의 중량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화L&C는 현재 20여가지의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해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해 GM, 폭스바겐, 도요타, 혼다 등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 코오롱, 코오롱플라스틱과 협력 … 화학업계 참여 활발

코오롱은 관계사인 코오롱플라스틱과 함께 고기능성 소재의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 소재 산업은 고기능소재-컴파운드-성형/가공-부품-완성자동차라는 체인으로 이루어진다.

코오롱은 소재기술을 기반으로 완성부품까지 생산해 자동차 기업에게 토탈솔루션을 제공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코오롱은 아라미드섬유, 특수 에폭시수지(Epoxy Resin), 유리강화섬유 복합관 등을 생산하고 타이어코드, 안전벨트, 에어백 등 산업자재 사업에서 국내외 자동차 기업과의 안정적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자동차용 고기능소재, 컴파운드 시장 확대에 발맞춰 적용이 어려운 부분을 위주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용 플라스틱 소재 생산에는 삼성토탈, 호남석유화학, 제일모직, 효성, 코오롱, 현대EP, 삼성정밀화학, 송원산업 등이 참여하고 있다.

복합PP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현대EP는 고유동 및 고강성 범퍼용 소재를 개발해 현대자동차에 납품하고 있으며 도어모듈용 소재의 적용도 추진하고 있다.

호남석유화학과 제일모직 등은 폴리카보네이트(PC)를 램프렌즈에 적용해 유리를 대체해나가는데 앞장서고 있다.

효성은 섬유 나일론으로 자동차용 플라스틱인 폴리아마이드(PA)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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