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채권단은 오늘 중으로 회의를 열어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대해서는 법정관리까지 가지 않는 대신 금호석유화학을 워크아웃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채권단이 이 같은 방향으로 몰고가는 것은 자율협약 상태인 금호석화가 워크아웃에 들어갈 경우 채권단이 그룹 전체를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경영권 보장은 자동적으로 희석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8일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법정관리까지 가지 않게 할 생각이지만, 우선 금호석화의 워크아웃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할 생각"이라며 "의결권을 끝까지 반납하지 않으면 1차적으로 금호석화의 워크아웃을 생각해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금호측 대주주들이 7일 채권단이 계속 요구해온 책임 이행 요구를 받아들이지 못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면서 채권단은 대주주들의 경영권을 희석할 수 있도록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전체 워크아웃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전체 워크아웃을 통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대주주를 압박해 주식 의결권을 가져오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주주들이 사재출연할 주식들은 이미 담보로 잡혀있기 때문에 채권단은 대주주의 책임 이행에 대해 주식 의결권, 즉 경영권을 반납하라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박찬구 전 회장과 박삼구 회장의 의사소통이 단절된 가운데 몇몇 대주주들은 경영 참여도 없었다는 이유로 책임 분담을 거부하고 있다.
채권단은 대주주들의 주식 의결권을 가져와 현재 담보로 잡힌 주식을 재담보 설정하면서 신규자금 380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이 경우, 미리 대주주의 주식을 담보로 잡은 증권사들이 먼저 빌려준 자금을 받고, 채권단은 후순위로 담보에 대한 자금을 받을 수 있다.
또 채권단의 요구대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구조조정을 실시할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하게 워크아웃 작업을 해나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대주주들이 의결권 제공을 거부한 만큼 채권단도 금호석화의 워크아웃을 통해 그룹 전체의 주식 의결권을 가져오는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은 그룹 오너 일가들이 갖고 있던 경영권도 희석시킬 수 있고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경우도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