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세계 2대 철광석생산업체인 호주 리오틴토와 중국간 중재자로 나선 것으로 밝혀지면서 키신저 전 장관의 행보가 다시 주목을 끌고 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지난해 리오틴토 자문역으로 영입돼 리오틴토 직원 구속사건 이후 경직된 중국과 리오틴토 관계를 다시 회복시키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31일(현지시간) 호주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는 이미 리오 틴토 고위층과 왕치산 중국 부총리의 비밀 면담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치산 부총리는 아시아 금융위기 때 광둥 신탁은행문제를 해결하는 등 중국 금융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지난해 미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글로벌 100대 인물’에 선정됐을만큼 정치권 실세이다.
현재 87세인 키신저 전 장관은 ‘핑퐁외교’로 유명하다.
1971년 4월 미국 탁구 대표팀이 중국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7월 중국에서 저우언라이 총리와 면담해 다음해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과 마오쩌둥 중국 주석과의 역사적 만남을 이뤄냈다.
이어 국무장관에 취임, 1972년 중동평화조정에 힘쓰고 1973년 1월 북베트남과 평화협정을 체결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77년 국무장관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고 아직도 미국 외교정책을 결정하는 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이라크전을 수행하면서 키신저 전 장관의 조언을 자주 들었고 이에 부시 대통령의 배후에는 키신저 전 장관이 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오바마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중국의 리커창 상무부총리와 만나 중미관계 개선을 위한 논의를 하는가 하면 러시아에 특사로 파견돼 핵무기 감축 합의에 일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키신저 전 장관은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북핵 문제 및 6자 회담 관련한 키신저 전 장관의 견해는 워싱턴에서 무게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한국 방문 중 복통으로 입원하면서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