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7일 마감된 가운데 포스코와 롯데그룹이 제안서를 접수하면서 두 대기업의 본선 게임이 막올랐다.
자금여력과 인수 의지, 인수 후 시너지 효과 등에서 경쟁사인 롯데보다 포스코가 다소 우위에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지만 대형 인수합병(M&A)을 잇따라 성공한 경험이 있는 롯데그룹의 반격도 만만치 않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7일 자산관리공사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을 위한 본입찰 마감결과, 포스코와 롯데그룹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인수후보였던 지한글로벌컨소시엄은 인수자금 마련에 실패해 본입찰 참여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은 포스코와 롯데그룹 2파전이 됐다.
이번 입찰의 성패는 우선 가격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채권단이 보유한 대우인터내셔널 지분 68.15%를 모두 인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업계에선 양측 모두 3조5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인수가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금액을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액면 가치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것이다.
이날 종가기준으로 지분 68.15%의 가치는 2조4328억원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30~50%를 더하면 인수가격은 약 3조1000억~3조6000억원대란 계산이 나온다는 것이다.
현재 포스코와 롯데는 인수가격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지만 시장에선 포스코의 경우 3조7000억~3조8000억원까지 써낸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 한 관계자는 "롯데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만큼 인수 희망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를 위해) 무리하게 가격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포스코와 롯데가 제시한 인수가격 차이가 크지 않으면 이번 인수전의 향방은 인수시 발전 가능성, 경영 능력과 투명도 등 자금 외 평가에서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M&A 시장에서 항상 우선순위로 꼽혔던 포스코는 피인수 후보군 가운데 대우인터내셔널에 일찌감치 공개적으로 관심을 보였다.
해외 판매망과 철강제품 판매경험, 자원 개발에 강점이 있는 대우인터내셔널이 인수시 포스코와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크다는 판단에서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자원개발 사업과 해외 마케팅 조직을 탐내는 것은 롯데그룹도 마찬가지다.
인수에 따른 롯데그룹의 석유화학 계열사와 상승효과뿐 아니라 최근 사업영역을 국외로 넓히는 데 주력을 두는 점을 고려하면 대우인터내셔널은 매력적이다.
롯데그룹은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를 발판으로 종합보험업에 진출,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넓힐 수도 있다.
반면 포스코가 경쟁입찰 방식의 M&A를 처음 성사시킬 수 있을지는 이번 인수전에서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이다.
그동안 다른 대기업에 비해 '실탄'이 충분했던 포스코지만 타사와 경쟁을 통한 M&A를 성사시킨 적이 전무하기 때문이다.실제로 지난 2008년 말 진행됐던 대우조선해양 인수 경쟁에서 한화컨소시엄에 밀리기도 했었다.
한편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입찰 마감 후 전체회의를 열어 가격 및 비가격부문 요소에 대한 배점 등 구체적인 평가기준을 확정했다. 이 기준에 따라 평가를 거쳐 2주 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할 예정이다. 본계약은 최종협상이 마무리되는 7월께 체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