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지역과 종류를 가리지 않는 악재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가 고질적인 족쇄로 작용하고 있는데다 북한 리스크까지 고조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불안한 장세가 이어가고 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현명한 투자전략을 짤 수 있을까. 4회에 걸쳐 증시와 외환·채권시장의 투자전략을 짚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제2의 리먼사태...신약세장 도래하나
② 유로의 추락...끝이 없다
③ 채권시장으로 돈이 몰린다
④ 中 핫머니, 부동산시장 노린다?
외환시장에 투자하고 있다면 유로 매수는 당분간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 유로화 가치가 끝도 없이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사태가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다 한반도 긴장 악재까지 겹치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돼 유로화에 대한 투자 매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불안한 움직임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며 유로 가치 하락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로화는 달러에 대해서도 전날보다 0.3% 하락한 1.2339달러로 거래되며 약세를 보였다.
유로 가치는 달러에 대해 전년 동기 대비 15% 이상 하락했으며 특히 지난달에만 10% 가까이 떨어졌다.
이날 시장에서는 스페인이 전날 파산 위기에 처한 가톨릭계 지역은행인 카하수르를 국유화한 영향으로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됨에 따라 세계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됐다.
여기에 북한의 군대에 전투 태세 명령이 내려졌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자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되며 유로 가치 하락을 부추겼다.
유럽의 유로화 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로는 최근 수주간 하락의 소용돌이에 빠져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달초 7500억유로(약 1조달러) 규모의 긴급 금융구제기금을 마련하자 유로 가치는 반등하기도 했다.
지원금액 중 가장 많은 몫을 차지하는 4400억유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회원국 정부가 지급을 보증하는 형태로 제공되며 불안한 금융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부문에 배정됐다.
유로가 반등하자 EU의 긴급구제안이 유로존내 채무위기 확산을 막을 것이라는 기대에 글로벌 증시도 급등세를 보였지만 단 1주일만에 유로는 4년래 최저치로 급락했다.
유로화의 끊없이 지속되는 추락을 막기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조치를 마련하는 등 시장에 개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자 유로는 다시 반등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스페인의 부실은행에 대한 인수합병이 확대되고 독일이 국제 투기세력 차단을 위해 공매도 금지 조치를 모든 독일의 주식과 일부 유로화 파생금융상품으로 확대한다는 소식에 유럽발 신용위기 우려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유로 가치 하락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브라이언 돌란 포렉스닷컴 외환부문 선임 전략가는 "유럽발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과도한 수준"이라면서도 "유로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돌란 전략가는 "2011~2012년 유럽의 경제는 유로존 재정위기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기 전보다도 위축될 전망"이라며 "유럽 사태가 세계 경제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달러 대비 유로 가치가 1.18달러대로 추락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유로존 국가들의 채무 상태와 성장 전망을 감안할 때 유로는 기축통화가 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세바스찬 갈리 BNP파리바 외환전략가는 "유럽 사태와 한반도 긴장고조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되며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