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기업간 상생강화를 위해 재계 총수가 직접 발벗고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이른바 '상생 업데이트'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며 이 가운데 재계 총수가 직접 협력업체를 방문하는 일정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 14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주최한 '대·중소기업 거래관계 개선' 관련 포럼에서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상생협력 강화를 위해서는 재계 총수의 협력업체 방문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지난달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재계 총수 가운데 상생을 위해 현장을 방문했는데 이는 매우 이례적이며,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달 24일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협력회사 제일정밀과 보성테크놀로지를 방문해 애로사항을 청취해 현장에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을 즉시 시정조치하기도 했다.
김 회장 이후 재계 총수가 직접 협력업체를 방문한 사례는 아직까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재계 총수들이 직접 상생강화에 관심을 보이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상생강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간의 간담회에서 협력사와 동반성장을 위해 이달 중 협력사와의 워크숍을 열겠다고 밝혔다. 또 두산그룹 박용현 회장은 주요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상생경영 실적을 CEO 평가항목에 포함하겠다고 한 바 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박용현 회장이 계열사 CEO들에게 상생경영 계획안을 분기별 경영계획서에 포함시켜 보고 받기로 했다"며 "각 계열사로부터 보고서를 받고 검토한 후 후속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혀 필요한 경우 현장방문의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 교수는 "재계 총수들이 바쁜 일정 속에서도 협력업체를 방문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상생협력을 위한 재계의 노력이 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재계는 이명박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과의 간담회 이후 좀 더 업그레이드 된 상생방안 마련을 위해 고심 중이다.
과거 외환위기 이후 시작된 지원형식의 상생협력보다는 협력업체들의 경쟁력 강화와 자립을 위한 방안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 재계의 고민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총수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현실"이라면서도 "총수들의 상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같은 행보가 이어진다면 중소기업과의 상생강화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룹 총수가 아니더라도 현재 각 사 CEO들이 직접 현장 챙기기에 나서는 등 최고 경영진들의 상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의미가 있는 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