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가 독일ㆍ프랑스는 물론 오는 11월 20개국ㆍ지역(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우리나라보다 심각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이 글로벌 투자가와 애널리스트 등 단말기 사용자 1408명을 대상으로 지난 16~17일 조사한 결과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1.9배로 주요국 가운데 최악인 일본이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은 7%였다.
이는 영국과 같은 수준으로 독일ㆍ프랑스ㆍ한국ㆍ브라질보다 높은 수준이다. 일본이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이 '있을 수 없다'는 응답은 89%였다.
PIIGS로 불리는 유럽 중채무국 포르투갈ㆍ아일랜드ㆍ이탈리아ㆍ그리스ㆍ스페인과 1990년대 이후 재정위기를 겪은 아르헨티나ㆍ러시아ㆍ멕시코에 대해 디폴트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률은 10%를 넘었다.
유럽 재정위기의 단초가 됐던 그리스는 67%로 가장 높았다.
또 지난 15일 일본 정부의 환율 개입 후에도 엔화 강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응답률은 41%에 달해 당국의 환율 개입 효과가 제한적임을 시사했다. 엔화 값이 '현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응답률은 24%였고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률은 28%였다.
한편 일본은 투자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 평가에서도 가장 낮은 지지를 받았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응답한 투자가는 27%로 미국ㆍ영국ㆍ독일ㆍ프랑스ㆍ중국을 포함한 6개국 가운데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나란히 꼴찌를 차지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데이비드 캐머론 영국 총리는 50%의 지지를 받았다.
'비관적'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던 인물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64%)이었고 사르코지 대통령(56%)이 그 다음이었다.
10개국ㆍ지역 가운데 내년에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는 30% 이상의 응답자가 브라질ㆍ중국ㆍ인도 등 3개국을 꼽았고 미국(24%)과 아프리카(11%)가 뒤를 이었다.
최악의 투자처로는 재정위기가 여전한 유럽(35%)과 일본(30%)이 차지했다. 20%대의 응답률을 기록한 미국과 영국이 다음을 이었다. 두바이 쇼크로 세계를 뒤흔들었던 중동(14%)은 5위를 차지했고 부동산 버블이 우려되는 중국이 13%로 6위를 차지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투자가와 애널리스트의 57%는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융정책 운영에 대해 '대체로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추가완화가 미 경제 성장률을 밀어 올릴 정도는 아니라는 견해는 65%를 차지했다.
미 경제가 향후 6개월 안에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은 62%로 높았고 미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는 69%에 달했다.
또 투자가와 애널리스트 가운데 50% 가량은 향후 6개월 내에 금 값과 S&P지수, 국제유가가 모두 상승할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이들은 내년에 가장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금융상품으로 주식과 상품, 통화 순으로 꼽은 반면 최악의 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투자처에 대해서는 채권과 부동산을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