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제조업 대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단칸지수가 3분기(7~9월)까지 6분기 연속 개선됐다. 그러나 4분기에는 해외 경기 둔화와 엔고 영향으로 그늘이 짙어질 것으로 전망돼 일본은행의 추가완화가 확실시되고 있다.
일본은행은 29일 3분기(7~9월) 대기업 제조업의 단칸지수가 플러스 8로 전기보다 7포인트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플러스 6보다 높은 수준이다. 대기업 비제조업의 단칸지수는 플러스 2로 전기보다 7포인트 개선됐다.
단칸지수는 경기가 ‘좋다’고 응답한 기업 비율에서 ‘나쁘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율을 빼서 산출한다.
다만 3개월 후 대기업 제조업의 단칸지수는 마이너스 1, 대기업 비제조업의 단칸지수는 마이너스 2로 모두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촉발된 직후인 2008년 12월 조사 이래 최악이다.
기업 체감경기가 악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장에서는 일본은행(BOJ)이 내달 4~5일 열리는 정례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완화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실시되고 있다.
정부와 일본은행은 지난 15일 엔화가 달러당 한때 82.88엔으로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임시회의를 열고 6년 6개월 만에 환율 개입을 실시했다.
이에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한때 85엔대로 떨어졌지만 84엔대로 다시 상승해 환율개입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앞서 지난달 30일 임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도 추가완화를 실시했지만 시장은 일본은행에 계속적인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단칸조사에서 올해 대기업 전체 산업의 투자계획은 전년 대비 2.4% 증가하는데 그쳐 지난번 조사 당시의 4.4%에서 반토막 수준으로 하향 조정됐다.
미쓰비시UFJ 모건스탠리증권의 시카노 다쓰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경기 둔화에 대한 경계심이 강한데다 상정을 웃도는 엔화 강세로 향후 단칸지수는 더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기업 제조업의 2010년도 상정환율은 달러당 89.66엔이었다.
HSBC 증권의 시라이시 세이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전망 하향과 함께 일본은행이 조만간 거시적인 차원의 금융완화책을 도입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며 “이번 정례회의에서 추가완화를 단행할 것”이라고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