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중앙은행들의 잇따른 외환시장 개입에도 불구하고 최근 달러 약세에 따른 자국 통화강세를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태국 바트화와 말레이시아 링깃화 가치가 지난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보이는 등 아시아 통화가 자국 중앙은행의 외환시장 개입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탠더드차타드은행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국채 매입 등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아시아 및 기타 이머징마켓 통화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시장에서는 한국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강세를 잡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WSJ은 그럼에도 자국 통화강세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관측된 인도네시아의 경우 루피아 강세는 여전히 계속됐다.
자카르타의 한 외환 트레이더는 “중앙은행이 장 초반 루피아화가 달러에 대해 8950루피아에 거래될 때 5000만달러(약 571억원)를 매입하고 이후 한 차례 더 개입했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달러ㆍ루피아 환율은 결국 장 초반의 달러당 8950루피아에서 8935루피아로 하락(가치 상승) 마감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강세를 잡기 위해 달러 매입을 늘리면서 인도네시아 외환보유고는 9월 첫 3주 동안 9%나 올랐다.
태국과 싱가포르 중앙은행도 이날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자국 통화강세를 막는데는 실패했다.
태국 중앙은행은 바트화가 달러에 대해 30.50바트에 거래될 때 외환시장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바트화는 결국 달러에 대해 30.46바트로 마감했다.
싱가포르달러도 장중 한때 달러에 대해 1.3152싱가포르달러에 거래되며 통화 가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