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싱크탱크 ‘유로피(Eurofi)’가 주최한 금융포럼에 패널로 참석한 블랭크페인 CEO는 "골드만삭스의 전체 사업에서 미국 비중이 50%를 밑돈다며 유럽 시장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폭탄발언은 그 다음에 나왔다.
블랭크페인 CEO는 "금융감독 당국이 금융위기 재발을 두려워한 나머지 다른 지역을 침범하는 ‘부적절한 규제’를 도입했을 경우, 금융기관은 저비용에다 규제도 약한 다른 사업지를 모색하게 된다"며 유럽 당국에 일침을 놨다.
이어 그는 “사업은 전 세계에서 할 수 있고 자금은 어디서든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여유도 보였다.
블랭크페인 CEO는 이날 패널토론회에 참석한 유일한 미국 주요 은행 관계자였다.
FT는 다른 주요 은행 관계자들의ㅏ 입에서도 유럽의 과도한 금융구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 왔지만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지고 수익기반이 탄탄한 투자은행 CEO의 발언이어서 무시할 수 만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12일 바젤 은행감독위원회는 은행에 한층 강도높은 수준의 자기자본과 유동성 확보를 요구하는 새로운 규제안인 이른바 ‘바젤III’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어느 특정 지역이 다른 지역에서 규제를 강화하거나 혹은 규제를 전혀 준수하지 않는 지역이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주 유럽 의회는 국경을 불문하고 유럽 지역 전체를 감독하는 새로운 금융 규제 기관을 승인, 긴급상황 발생 시에 특정 금융상품과 영업활동을 금지하는 권한을 새롭게 부여했다.
은행·보험·증권시장을 각각 감독하는 3개의 감독청과 역내 경제의 위협 요인 등 거시경제 전반에 대한 건전성 감독을 맡을 유럽시스템리스크위원회(ESRB)다.
이같은 유럽 금융규제개혁의 초안을 만든 자크 드 라로지에이르가 의장을 맡은 유로피의 패널 토론회에서 블랭크페인은 “규제 당국이 지금까지 이뤄온 세계적 공조의 용기에 지지를 표한다”면서도 “(금리차 등을 이용해 차익을 챙기는) 재정거래는 규제를 빠져 나가기 위함이 아니라 은행간 경쟁상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은행의 로비 활동에 힘입어 금융 규제개혁법(도드=프랭크법) 내용이 대폭 완화됐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JP모건체이스나 모건스탠리 등 대형 은행들은 높은 수익성을 유지해온 사업 철수나 축소는 피할 수 없게 됐다.
유로피 포럼에서는 4일 동안 향후 유럽 금융규제에 대해 전문적인 논의가 이뤄질 예정으로 미국의 사례가 참고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