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없어진 줄 알았던 서울성곽 기초부가 중구 정동 창덕여중 지하에서 발굴됐다. 이와 함께 1896년에 완공된 프랑스 영사관 터도 함께 발견됐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고려문화재연구원은 중구 정동 27-3번지 일대 창덕여중 증ㆍ개축 예정지 4414㎡를 발굴조사한 결과 서울성곽 기단부 16.8m 구간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조사 결과 서울성곽은 1~2단 정도가 남은 것으로, 기반암을 정비하고 적갈색토를 다져 바른 다음에 장대석을 놓아 축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단은 "성벽의 현재 상태가 좋지는 않지만 멸실된 것으로 알려진 조사지역 주변 서울성곽의 위치를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프랑스 영사관터 또한 원래의 건물터 전체면적 중 70%가량이 발견됐다.
연구원은 "영사관의 나머지 부분은 창덕여중 건물 아래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지금까지 확인한 영사관터는 적벽돌 건물로서 프랑스식 쌓기로 축조하고 기초는 콘크리트 타설을 했으며 일부 바닥은 다양한 문양의 테라조 타일을 장식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이 건물터에서는 유리병과 석고상, 장식용 타일 등의 유물도 수습됐다.
이번에 기초가 확인된 프랑스 공사관은 프랑스 전권위원 콜랭 드 플랑시(Collin de Plancy. 1853~1922)가 1887년 서울에 부임하면서 짓기 시작해 1896년 완공됐다. 설계는 프랑스 건축가 살르벨르(m. Salebelle)가 했고 프랑스 바로크 스타일로 설계됐다.
규모는 지하 1층, 지상 2층의 본체와 5층 높이의 옥탑으로 구성됐으며 건축면적 423.72㎡에 연면적 1370.97㎡였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성곽 기저부가 확인됨으로써 이 지역에 대해 애초 계획한 학교 증ㆍ개축 계획은 일정 부분 수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