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팍스아메리카나 시대가 가고 미국과 중국 등 이른바 ’G2’시대가 도래하는 등 글로벌 경영환경이 긴박하게 변화하고 있다. 미국발 서브프라임(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에 이은 금융위기와 최근 유럽발 재정위기까지 기업을 둘러싸 변수는 예측할 수 없을 정도다. 내부는 물론 대외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성장을 위한 경영 자체가 힘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5회에 걸쳐 CEO가 필수적으로 알고 있어야 할 비즈니스 트렌드를 분석해본다)
<글 싣는 순서>
1. 위기경영이 뜬다
2. 메가차이나 그 미래는?
3. 창조경영-불도저 시대는 끝났다
4. '넥스트 11 ’이 뜬다
5. 그린경영 세계 경제를 바꾼다
'넥스트 11'이 주목 받고 있다.
넥스트 11은 골드만삭스가 지난 2005년말 소개해 유명해졌다. 골드만삭스는 브릭스의 뒤를 이어 성장잠재력이 풍부한 국가들을 지목하면서 이들을 한데 엮어 넥스트 11이라 칭했다.
넥스트 11은 한국·멕시코·나이지리아·파키스탄·필리핀·터키·베트남·인도네시아·이란·이집트·방글라데시 등이다.
넥스트 11은 경제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한국, 멕시코와 개발도상국 상태에 있는 이집트와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등 함께 묶어 일반화하기 어려운 점은 있지만 풍부한 성장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넥스트 11의 인구가 평균 5000만~2억명으로 내수시장을 뒷받침할 만한 구조를 갖고 있고 지정학적 유리함과 정부의 경제성장 의지, 인프라의 꾸준한 수요 및 안정적 금융환경 등으로 브릭스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넥스트 11의 국내총생산(GDP)이 오는 2050년에 G7의 3분의 2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넥스트 11의 경제성장률은 향후 20년동안 연 평균 4%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0년 이후 전세계 GDP의 10% 정도를 차지했던 넥스트 11의 비중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넥스트 11에서 주목되는 산업은 인프라다. 상당수 국가의 도로와 항만 등 인프라 시설이 미비하기 때문.
멕시코와 필리핀, 인도네시아와 터키는 지난 1990~2005년에 총 1700억달러(약 189조원)를 인프라 프로젝트에 투자했으며 투자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해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회복세 둔화 등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넥스트 11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률이 6%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성장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인프라 프로젝트를 지속하고 관료주의를 개혁한다면 향후 5년간 경제성장률이 7~8%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용평가사 S&P는 지난 3월 인도네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인 'BB'로 상향 조정했고 무디스는 지난 6월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베트남과 필리핀도 빠른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있다.
베트남의 지난 3분기 GDP 성장률은 7.2%에 달했고 베트남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6.7%를 기록해 목표치인 6.5%를 무난히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필리핀은 2분기 7.9%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해 지난 2007년 1분기 이후 최고수준을 나타냈다.
유럽과 중동의 교량 역할을 하는 터키 경제의 성장도 눈부시다.
터키는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이 10.3%로 G20 국가 가운데 중국과 더불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무디스는 지난 5일 터키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터키 경제의 성장요소로 금융부문의 건전성과 수출 다변화를 꼽고 있다.
터키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국제통화기금(IMF) 등 대외 지원 없이 위기를 극복할 정도로 탄탄한 금융구조를 갖고 있다.
수출 대상국도 다양해 전체 수출 중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이 45%에 불과하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동 지역이 20%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과 중동에 동시에 진출할 수 있는 지정학적 요건도 터키의 지속적 성장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펀드업계도 넥스트 11의 성장가능성에 눈을 돌리고 있다.
런던 소재 농업 및 원자재 전문 펀드업체인 캐슬스톤 매니지먼트는 올해 말 업계 최초로 넥스트 11 관련 펀드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프랑스의 BNP파리바는 넥스트 11 중 유동성이 좋은 8개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이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할 계획이다.
캐슬스톤의 아라쉬 자파리 펀드매니저는 “브릭스는 개념이 처음으로 나온 이후 다른 어떤 증시보다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면서 “넥스트 11이 브릭스의 뒤를 잇어 투자자들에게 성공을 가져다줄 새로운 개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