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16라인 양산시기, 삼성 수뇌부간 시각차

입력 2010-11-08 11:13 수정 2010-11-0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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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사장 "공장건설 일정 두고봐야", 전동수 부사장 "업황 관계없이 예정대로"

경기도 화성에 건설 중인 삼성의 메모리 반도체 16라인의 본격 양산 시기에 대해 경영진 사이에 미묘한 시각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3위의 D램 생산업체인 일본의 엘피다가 감산을 선언할 정도로 업황은 악화 일로다. 이에 업계는 16라인이 과연 양산 시기를 늦출지, 아니면 더욱 공격적으로 시장에 물량을 쏟아내기 위해 양산 시기를 앞당길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전동수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5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반도체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 포럼’이 끝난 후 기자와 만나 “16라인의 가동 시기는 업황에 관계없이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다만 램프업(Ramp up: 생산량 확대) 속도는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가격 하락과 경쟁사의 감산으로 내년 하반기에는 오히려 공급부족 현상이 올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반면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사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63시티에서 열린 ‘제3회 반도체의 날’행사 뒤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16라인 공장 건설 일정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며 전 부사장과 다소 다른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삼성반도체의 최고 경영진들이 불과 일주일 차이를 두고 이같은 시각차를 나타낸 것은 업황 회복 시기에 대한 이견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권 사장은 이르면 내년 2분기에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 부사장은 이보다 이른 내년 1분기에 수요가 살아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시황에 대한 해석 차이가 본격 양산시기를 두고 경영진 사이에 설왕설래하게 만들고 있다. 전 부사장은 “나는 오히려 (생산을) 더 하길 바란다”며 시각차가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난 2,3분기 삼성 반도체가 최고의 실적을 거둔 만큼 공정 전환 등으로 투자의 완급을 조절해야 한다는 견해와 이 기회에 물량을 늘려 시장 지배력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공존하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D램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40.7%를 기록했다. 이전까지는 지난 2분기의 35.4%가 최고였다. 40% 돌파는 이번이 처음이다.

2위 하이닉스(20.9%)와도 큰 차이를 두고 있다. 이미 시장의 독주체제를 굳힌 만큼 16라인의 양산 시기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견해가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반면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이 천명한 “(D램이 시황에 따라 급변하는) 천수답식 영업을 해결”하기 위해선 아직도 부족하다는 평도 있다.

완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에게 D램의 가격결정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선 우수한 품질은 물론 높은 시장 지배력은 필수다. 인텔은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당초 16라인은 삼성의 독주체제를 이끌 히든 카드로 평가 받았다. 지난 5월 기공식을 가진 16라인은 모두 12조원을 투자해 12인치(300mm) 웨이퍼로 월 20만매 이상을 생산하는 대규모 시설이다.

16라인의 본격 양산 시기는 미국의 연말 쇼필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 시기의 PC 판매의 회복 여부와 내년 태블릿PC 등 모바일기기의 수요 증가 여부, 그리고 삼성전자 경영진이 어떤 전략을 취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한편 삼성전자 관계자는 "넓은 의미로 업황에 따라 생산량 확대 등을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경영진 사이에 16라인 가동 시기에 대한 시각차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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