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넥스트 11’이 주목 받고 있다. 멕시코를 비롯해 나이지리아와 파키스탄 등 브릭스의 뒤를 이어 성장잠재력이 풍부한 국가들의 고성장이 이어지면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넥스트 11은 경제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한국, 멕시코와 개발도상국 상태에 있는 이집트와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등 함께 묶어 일반화하기 어려운 점은 있지만 풍부한 성장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5000만~2억명의 평균 인구로 풍부한 내수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10회에 걸쳐 넥스트 11 국가의 경제와 투자전략을 분석한다)
<글 싣는 순서>
1. 중남미 경제의 맹주, 멕시코
2. 아시아의 떠오르는 호랑이, 인도네시아
3. 터키, 옛 제국의 영광 다시 살린다
4. 베트남, 中에 이어 제2의 성공신화 쓴다
5. 아프리카 선도하는 나이지리아
6. 다시 일어서는 필리핀
7. 북아프리카의 태양, 이집트
8. 이란, 핵제재를 넘어라
9.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파키스탄
10.‘개도국’도약 꿈꾸는 방글라데시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맹주 이집트 경제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집트는 올해 회계 1분기(7~9월)에 관광산업과 제조업, 외국인 투자 증가에 힘입어 5.6%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2009·2010 회계연도의 성장률 5.1%를 웃도는 것이다.
이집트는 같은 기간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61억달러(약 7조원)를 기록했고 관광수입도 13% 늘어 37억달러에 달했다.
외국인직접투자(FDI)는 16억달러에 달했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7~9월에 구입한 이집트 국채는 59억달러에 달한다.
이집트의 향후 전망은 더욱 긍정적이다. 유수프 부트로스 갈리 이집트 재무장관은 지난 14일 “2010·2011 회계연도에 6%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며 성장세는 더욱 빨라져 그 다음해는 7%에 이를 것”이라며 “3년 후에는 성장률이 8.0~8.5%에 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집트는 풍부한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집트는 8000만명이라는 아랍 최대 내수시장을 갖고 있고 아프리카와 중동, 유럽을 잇는 지정학적 이점이 있다.
이른바 ‘아랍식 사회주의’의 대명사로 불릴 만큼 정부의 통제가 심했지만 지난 2004년 이후 국영기업의 민영화와 세금 인하, 규제완화 등 경제개혁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빠른 경제발전을 보이고 있다.
이집트는 외국인 투자를 더욱 많이 유치하기 위해 올해 37개 정부 부처를 거쳐야 했던 투자 신청 절차를 이집트 투자청으로 일원화했고 법인세(20%)와 관세도(6%) 이전보다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석유 의존도가 큰 다른 아랍 국가들과 달리 이집트는 제조업과 수출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이집트는 지난 2008년 시작한 수에즈경제특별구역(SEZ)에 기대를 걸고 있다.
SEZ는 수에즈 운하와 가깝기 때문에 유럽과 아프리카 시장으로의 수출이 용이하다. 특히 SEZ는 중국의 경제개발 모델을 적극 벤치마킹해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 톈진경제기술개발구(TEDA)는 SEZ에 15억달러를 투자했고 개발 관련 각종 노하우도 이집트에 전달하고 있다.
SEZ는 총 면적이 5㎢에 달하고 현재 면적이 1.07㎢에 달하는 1단계 지구의 인프라 구축이 완료됐으며 18개 중국 기업이 들어와 있다.
이집트 테다 인베스트먼트의 펑자오이 전무는 “연말이면 SEZ의 초기 개발지역의 공장들이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할 것이고 여기에서만 10만개가 넘는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집트는 중동 최대 철강업체인 EZDK를 보유하고 있다. EZDK는 알렉산드리아시와 사다트시 등에 4개의 제철소를 보유하고 있고 이집트 연간 철강생산량 600만t의 4분의 3에 달하는 450만t의 철강을 생산하고 있다.
세계 최고 품질의 면화 생산국인 이집트에서 섬유산업의 비중도 매우 크다. 섬유산업은 석유를 제외한 이집트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이집트 관광산업은 피라미드와 왕가의계곡 등 세계 문화유산과 더불어 나일강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 등 천혜의 관광자원에 힘입어 이집트 경제를 지탱하는 기둥이다.
이집트 관광수입은 지난해 116억달러에 달했고 이집트 고용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달한다.
내년 치러지는 대선은 이집트 경제의 또 하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난 1981년 이후 무려 29년이나 권좌를 지키고 있는 82세의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 출마할 지 아니면 그의 둘째 아들이자 여당인 국민민주당의 정책위원회 의장인 가말이 대선 후보로 출마해 권력 세습에 성공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29년째 지속돼온 비상계엄령 해제와 민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국의 불안정이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마흐무드 모히엣딘 이집트 투자장관은 지난 6월 “이집트는 내년 대선 이후에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집트가 2022년 이전에 강력한 경제대국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