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동산 시장의 최대 이슈는 ‘전셋값’이다. 지난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전셋값은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서민들의 어깨를 짓누를 전망이다.
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셋값 상승률은 전국 평균 7.1%를 기록, 8년 만에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외환위기 이후 집값이 뛰기 시작했던 2002년(10.1%)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전세값이 솟구친 가장 큰 원인은 수요 대비 입주물량이 턱없이 부족했던 데다 잡값 하락에 따른 기대감 저하로 전세 대기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새학기를 앞두고 서울과 수도권의 학군수요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려 비수기에도 아랑곳 않고 전셋값이 상승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부동산 연구기관 및 전문가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전셋값이 전국 평균 3~4% 가량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산업연구원은 4~5%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올해도 전셋값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작년 대비 크게 감소한 입주물량과 기존 수요에 추가해서 나타날 재개발·재건축 이주 수요를 감안하면 불안요인은 상존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올해 전세수요자 입장에서 이러한 전세난을 뚫을 해법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할 일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주거환경과 자금 수준에 맞춰 지역을 선정하는 일이다. 직장과의 거리, 교통, 학군 등을 충분히 고려하되 금리인상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대출 부담이 크지 않은 선에서 입성할 수 있는 지역을 고르는 게 포인트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4일 현재 서울의 3.3㎡당 평균 전셋값은 730.8만원이며, 강남>서초>송파>용산>중>양천>광진>종로 등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25개 구 중에서 전셋값이 가장 낮은 곳은 금천구로 3.3㎡당 463만1400원이었고, 도봉구(491.54만원)와 강북구(496.34만원)에서도 3.3㎡당 500만원 이하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전세를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이들 지역에 위치한 85㎡ 아파트에 전세를 든다고 가정할 경우 1억2000만원 정도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얘기다.
자금에 좀 더 여유가 있는 수요자라면 올해 입주를 시작하는 신규 아파트를 노려보는 것도 좋다. 신규 아파트는 시설이 잘 돼 있고 깨끗하다는 장점 외에도 일시적인 물량 증가로 전셋값이 저렴해지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40% 가까이 입주물량이 줄어드는 만큼 양호한 입지·가격요건을 갖춘 단지에 입성하려면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강남권에서는 강남 청담자이와 서초 반포힐스테이트, 송파 파인타운 등이 1월말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강북권에서는 은평·동대문·마포·성북구 등의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입주를 준비한다.
경기지역에서는 고양 덕이지구가 2월에 입주를 진행하며 김포한강신도시, 광교신도시 등도 입주가 예정돼 있다. 여기에 인천 청라지구의 물량이 본격적으로 입주를 시작함에 따라 인천 서구에서만 8076가구의 입주 물량이 나올 예정이다.
자격요건을 갖춘 전세 수요자라면 올해 서울에서 공급될 예정인 장기전세주택(시프트)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