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년새 최고 수준인 4%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16일 "국제 유가 상승세가 가파르다"며 "지난해 가을 폭등했던 채소값도 전월 대비 하락폭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파, 폭설, 구제역 등 물가 관리에 악재가 겹친 상"이라며 "이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당초 예상했던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은은 당초 올 상반기 물가상승률이 평균 3.7%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국제 유가가 배럴당 평균 87달러일 것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했다.
그러나 최근 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이미 90달러를 훌쩍 웃돌며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에서 거래되는 몇몇 유종(油種)은 100달러를 넘었다.
한은 관계자는 "유가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뛰는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꾸준히 누적된 수요 압력과 기저효과 등을 고려하면 1분기 물가 상승률이 4%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해 수요 압력을 짐작해 볼 수 있는 근원물가는 지난달의 경우 11개월 만에 2%대로 높아졌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뺀 생산자물가 상승률도 지난달 4.5% 올라 22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만약 1분기에 4%대 물가 상승률이 현실화하면 2008년 4분기의 4.5%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로 기록된다. 이는 한은이 목표로 정한 물가안정 범위(3.0±1.0%)를 벗어난 수치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생산자의 가격 결정력이 커지면서 생산자물가의 상승세가 더해져 소비자물가는 올해 2분기에 4%를 웃돌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