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강국]"해외 흩어진 고급두뇌 조국으로 돌아오라"

입력 2011-01-2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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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견과 비전을 가진 1명의 인재가 국가의 미래 성패를 좌우한다’

삼국지를 보면 유비의 삼고초려(三顧草廬)에 대한 일화가 나온다. 21세기 국제사회에도 훌륭한 인재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세계는 지금,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자원인 ‘두뇌자원’ 확보에 각국의 운영을 걸고 있다. 식견과 비전을 가진 인재를 초빙할 수 있다면 피 같은 돈은 물론 정치이념이나 피부색도 개의치 않는다.

새해벽두 세계는 중국의 군사력에 깜짝 놀라고 있다. 중국은 최근 자체 기술로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젠-20’의 시험비행 사실을 공개했다. 2020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 미국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세계의 하늘을 주름잡고 있던 미국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 그들의 군사기술에는 적극적인 해외 두뇌 유치가 바탕이 됐다. 결과적으로 ‘두뇌전쟁’ 승리의 걸작품이다.

◇中, ‘천인계획’…‘짝퉁’이 ‘명품’된다= 중국이 지난 2006년 발표한 ‘천인계획(千人計劃)’. 세계 100위권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대가(大家)급 연구인력 1000명을 스카우트, 100개 과학기술분야에 투입한다는 것이 골자다.

정착금과 주택에 더해 파격적 대우가 뒤따름은 물론이다. 중국 거주를 원하는 우수 인재들에게는 100만위안(약 2억원)을 지원하고 외국에서 받던 임금 수준을 보장한다. 또 배우자 취업까지 배려하는 등 각종 혜택이 12가지에 이른다.

이같은 혜택에 따라 지난해 5월 기준 662명의 해외 고급인재들이 ‘국가특별전문가’라는 지위로 해당 전문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중국과학원 바이춘리(白春禮) 상무부원장은 최근 중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20년까지 중국은 ‘혁신형 국가’대열에 진입하고 일부 과학기술영역에서는 세계적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미 50만명의 해외고급인력 유치계획안을 마련해 두고 있다”며 구체적 대책도 마련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지난 19일 중국형 스텔스기 ‘젠-20’ 개발도 이같은 적극적인 해외 두뇌 유치가 바탕이 됐다. 중국은 젠-20의 엔진 동체를 자체 기술로 생산하는 데 기여한 공로로 중국과학원 원사인 스창쉬(師昌緖·91) 박사에게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과학기술상인 국가최고과학기술상을 수여했다. 군사 부문에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군 현대화에 기여한 원로 과학자에게 최고의 예우를 한 것이다.

후진타오 주석은 평소 스텔스 전투기 확보전의 성패는 인재 확보에 달려있다고 밝혀왔다. 스창쉬 박사는 지난 1940년대 시안(西安)의 시베이(西北)공학원을 졸업하고 1948년 미국으로 건너가 재료공학을 공부했다.

젠-20은 미국의 현역 스텔스 전투기인 ‘F-22 랩터’의 라이벌로 거론되는 전략무기다. 중국은 스텔스기 개발을 통해 미국과의 군사력 격차를 단축시켰을 뿐 아니라 동북아 군사지형의 격변을 예고했다. 중국이 이제 ‘경제대국’에서 ‘군사대국’으로의 탈바꿈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日, ‘인재 수입 프로젝트’= 일본도 인재확보 전쟁의 승자가 되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특히 일본은 인구 감소로 기업의 필요 인력을 국내에서 공급받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일본에 온 아시아 유학생과 미국 유학생들을 체류토록 하는 다양한 지원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른바 인재 수입 프로젝트다.

특히 일본의 과학기술 정책은 인재양성이 주요 골자다. 유학생들에게 생활비를 지급함은 물론 국외 우수인재 입학 유치를 위해 인도, 중국, 한국에도 사무소를 개설했다. 일본은 오는 2020년까지 30만명의 유학생을 유치할 계획이다.

최근 일본 정부는 기업과 대학을 종횡으로 연결해 국제화 시대에 맞춘 글로벌 인재를 육성한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과 경제산업성이 연구 중심의 대학과 대기업을 연계해 국제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는 새로운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

도쿄대와 와세다대 등 12개 대학을 비롯해 무역상사, 제조업, 운송 등 일본의 대기업 16개사가 이 프로젝트에 참가 의사를 밝혔다. 오는 2월 대학 총장과 기업 대표들이 만나 회담을 갖고 구체적인 활동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문부과학성은 올해 예산 가운데 약 112억엔(약1500억원)을 이 프로젝트에 투입할 계획이다. 일본의 인재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산학이 협력해 전문 지식과 제조 능력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본 정부는 세밀한 관리와 업계의 고른 투자가 계속된다면 산학 연계는 일본의 국제 경쟁력을 제고하는 최고의 무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印, 젊은 인재들의 집합소= 오는 2050년에는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경제 강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인도가 깨어나고 있다. 이같은 전망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노동력이 뒷받침하고 있다.

세계 2위 인구대국인 인도는 전체 인구 중 50%가 25세 이하의 젊은 층이다. 이에 따라 오는 2020년까지 인도의 평균 나이는 29세로 세계에서 가장 왕성한 노동력을 갖게된다.

인도는 출생부터 사람을 차별하는 카스트 제도와 심각한 빈부 격차 등 근대화의 걸림돌도 많았다. 하지만 핵 능력을 보유하고 세계적인 과학자를 배출하는 등 놀라운 성취가 공존하는 나라다.

특히 미국 IT업체들이 밀집되어 있는 실리콘 밸리에서 인도인들이 모두 사라지면 문을 닫는 기업이 줄줄이 나올 거라고 할 정도로, IT 고급인력의 배출국이 된지 오래다.

최근 이 인력들이 ‘고국으로’를 외치고 있다. 인도가 IT 아웃소싱으로 거둔 수익이 10년 사이 10배 이상 늘어나면서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하던 해외 인재들이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방갈로르로 모이고 있다.

인도의 경제가 급 성장하면서 고급 두뇌들이 일할 만한 고소득 일자리가 늘어난 데다 생활 환경도 급속도 개선돼 굳이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살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특히 방갈로르가 교육과 교통 등 모든 분야에서 최근 급성장하며 첨단 과학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인도 정부는 내년까지 이 지역의 도시정비를 위해 IT인프라 등에 총 50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IT인재들이 서구 세계가 아니라 인도에서 고소득의 직업을 갖고, 슬럼가와 차단된 서구식 고급주택단지 등에서 편안한 생활을 즐기며 인도의 다음 단계 성장을 이끌 날이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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