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인천정유공장의 매각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는 최근 롯데, 한화 등 국내 주요 그룹에 인천공장 인수의사를 타진했다. 인천공장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석유화학 기업을 보유한 그룹이 주 대상이다.
인천공장은 정유업이 호황을 맞을 것으로 예측한 SK㈜가 지난 2005년 말 3조원에 인수했다. SK인천정유라는 독립법인으로 운영되다 1년 만에 SK에너지로 합병됐고 이후 업황이 좋지 않아 고전했다.
인천정유공장은 시설이 오래되고 고도화시설이 없어 사실상 적자 구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가동률은 20∼30% 수준에 그쳐 울산공장 가동률(99%)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인천공장의 유력한 인수자로는 호남석유화학을 보유한 롯데그룹이 거론되고 있다. 호남석유화학 관계자는 "SK에서 인천공장에 대한 인수 의사를 물어 왔다"며 "현재 검토중"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이 인천공장을 인수할 경우 호남석유화학과의 시너지가 예상된다. 인천공장은 중국과 가깝고 호남석화에 방향족 원료를 공급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인천공장을 인수할 또 다른 기업으로 한화와 STX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지난 1999년 현대정유에 인수되기 전 까지 한화그룹 계열사(한화에너지)였다. STX는 지난 2005년 인천공장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실패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매각이)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인천공장 가치를 높이기 위한 여러 안을 고민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여러가지 대안 중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게 매각이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지난달 27일 SK이노베이션은 인천공장 고도화설비 신축 유보손실 320억원을 2010년 4분기 기타 영업외손실로 회계처리했다. 2008년부터 추진했던 고도화설비 투자를 2016년 이후로 유보한다고 공식화한 것은 이미 지난 2009년 공시를 통해서다.
SK이노베이션이 매각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사실상 인천공장 매각을 위한 땅고르기 작업 중'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말 SK에너지가 브라질의 원유 탐사광구와 석탄광물사업을 매각하며 분사회사의 초기 정착자금을 마련한 것처럼 애물단지 인천공장을 정리한 자금을 미래 수익원에 투자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공식입장을 통해 "SK는 인천정유공장의 벨류를 제고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에 있으며, 매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