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월 둘째주에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2000선은 물론 1980선 아래로 주저 앉았다.
코스피지수는 설 연휴 이후 글로벌 증시 강세를 반영하며 주 초반 상승했다. 그러나 주 후반 예정된 옵션만기와 금리 결정을 앞두고 외국인의 대규모 매물이 연이어 쏟아져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옵션만기일 전일 1.17% 하락한 것을 비롯해 옵션만기 당일에는 무려 1조원을 웃도는 외국인 매물이 나오면서 1.81% 급락했고, 11일에는 2월 기준금리가 동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2개월만에 2000선 마저 내줬다.
국내 증시의 급락 원인은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도 공세였다.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 배경에는 글로벌 자금 흐름과 관련이 있다.
금융 위기 이후 국내 증시의 추세적 상승을 이끈 외국인은 매도세로 돌아섰으며 최근 4거래일 동안 2.2조원을 팔아치웠다.
시기적으로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선 것은 1월 중순 후로, 설 연휴 기간 중국이 금리를 올림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시장의 인플레 및 긴축 우려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유동성의 흐름을 보면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머징에서 선진국시장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과 대만 등에서도 외국인 매도세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이집트 호스니 무라바크 대통령이 퇴임 거부를 선택함에 따라 이집트 사태의 불확실성이 재차 불거졌으며, 대북 리스크와 함께 지난해 11월 옵션만기 사태를 야기한 도이치방크에 대한 규제의 반작용 등이 외국인들의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
그러나 아직 전반적인 경기여건 측면에서 이머징이 더 우위에 있다는 점에서 이머징에서의 본격적인 자금이탈을 논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점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외국인 매도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나 추가적인 조정 폭 역시 제한돼 기술적 반등이 나올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머징 주요국에서 나타나는 긴축 흐름은 양호한 경기여건이 뒷받침된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고, 긴축의 속도 역시 양호한 유동성 여건을 유지시키는 수준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에 대한 부담으로 탄력적인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은 인정할 필요가 있으나, 하방 추세로의 전환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조정의 폭 역시 제한될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국내 유동성 여건 측면에서도 랩어카운트 등의 대항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조정으로 상승세 지속에 따른 부담 역시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점도 기술적 반등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