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가 미쳤다. 이상 기온으로 전남 해남 발(發) 배추 쇼크가 일어남에 따라 배추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94.6%가 넘는 폭등세를 기록했다. 정부는 중국 배추 2300t을 긴급수입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수입 배추도 1월 대비 35%나 올라 제 2 배추 파동을 예고하고 있다.
3일 하나로클럽 양재점에 따르면 배추는 포기당 5400원에 팔렸다. 지난달 대비 1100원이나 올라 25.6%의 높은 상승율을 기록했다. 배추와 함께 김치재료인 무도 산지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지난달보다 31.8%나 올랐다.
배추가격이 이렇게 뛴 데에는 기상이변 때문. 잦은 폭설과 한파, 냉해 등으로 전국 겨울배추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전남 해남의 배추가 직격탄을 맞았다. 해남군에 따르면 배추 생산량이 지난해 대비 20%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지난해 12월 중순 2000원대까지 떨어진 배추 한 포기의 가격이 현재 5000원대를 넘을 정도로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에 따르면 방학에 들어갔던 학교가 개학해 급식이 본격화하고 가정의 김장김치가 떨어지는 다음달에는 배추 수요가 급증해 앞으로 배추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기당 1만원을 넘었던 지난해의 ‘배추 대란’이 재현될 우려도 있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더구나 갑자기 날씨가 풀릴 경우 배추가 썩을 수 있어 김치를 담글 수 없는 배추가 많을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업계관계자는 “봄배추가 나오는 5월까지 가격 폭등 등 배추 대란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겨울배추 2000t을 비축해 수요가 본격적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3~4월 도매시장에 출하하고 중국산 배추 2000t을 수입해 2~4월 중소규모 김치업체에 공급하고 일부 물량은 도매시장에서 판매한다는 수급안정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수입배추조차 가격이 껑충 뛰어서 할당관세 적용까지 내놓은 정부대책을 무색케할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의 ‘2월 농축수산물 수입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배추 평균 수입단가는 1㎏당 499원으로 전달보다 35% 상승했다.
업계관계자는 “사실 제 2 배추파동은 예견된 일”이라며 “정부가 그때 그때 하기 급급한 땜질처방으로 다시 화를 불러온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