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7%로 조사됐지만, 무상교육과 무상급식 효과를 제외하면 무려 5%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조사품목 489개 중 고교 납입금과 학교 급식비 등 2개를 제외한 487개 품목으로 산출한 지수는 3월 120.9로 지난해 같은 달 115.0보다 5.1% 올랐다. 2개 품목의 가중치는 1.77%(고교 납입금 0.79%·학교 급식비 0.98%)지만 2개 품목의 지수가 급감하면서 전체 지수 상승률을 0.4%포인트 떨어뜨렸다. 2개 품목을 제외한 지수의 전월대비 상승률은 1월 0.10%, 2월 0.76%, 3월 0.74% 등으로 2월과 3월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전체 소비자물가의 전월대비 상승률이 1월 0.9%, 2월 0.8%, 3월 0.5% 등으로 나타나자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고교 납입금 지수는 지난해 3월 109.9에서 올해 3월 90.9로 1년 만에
17.3% 떨어졌다. 정부가 올해부터 특성화고(옛 전문계고) 납입금을 전액 보조키로 하면서 3월부터 특성화고 납입금이 0원(제로)이 됐기 때문이다.
학교 급식비 지수도 3월부터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시행하는 지자체가 10개 시·도로 확대, 지난해 3월 119.2에서 올해 3월 93.8로 무려 21.3% 추락했다.
즉, 가격이 0원인 품목들이 소비자물가지수 작성에 그대로 반영되면서 인플레이션 추세를 보여주는 지수의 연속성 측면에서 왜곡 현상이 나타났다. 통계청은 조사 규격 결정 시 조사가격의 시계열을 유지하고 물가수준의 변동을 가능한 지역별로 통일성 있게 측정하기 위해 대표성·계속성·공통성 등 3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급식비는 무상급식을 시행하지 않는 6개 시·도에서는 오히려 3월에 4.5~9%(경북 4.5%·울산 9.0%) 급등했다. 식품 물가의 급등이 외식물가를 끌어올리는 현상이 뚜렷했지만, 무상급식을 시행한 지역에서는 오히려 떨어져 공통성 기준에 부합하지 않다는 얘기다.
통계청 관계자는 “생산자물가나 도매물가를 조사한다면 2개 품목의 지수가 0이 되지는 않겠지만, 소비자물가 조사기 때문에 지수가 0이라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며 “일본과 호주 등에서도 납입금 면제를 지수에 반영시킨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