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뷰-포인트]코스닥 시장이 달라진다

입력 2011-04-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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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학영 코스닥협회장

지난겨울은 다른 해에 비해 유난히 춥고 눈이 많이 내렸다. 어쩐지 코스닥시장의 분위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1996년 7월 중소ㆍ벤처기업 자금조달의 창구역할로 힘차게 시작한 코스닥시장은 정부의 벤처육성 정책과 맞물려 벤처산업 활성화에 기여했다. 뿐만 아니라 기업가들에게는 도전정신의 장으로, 투자자해에게는 새로운 투자기회를 제공하여 신흥 주식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하게 자리매김했고, 지난 15년간 코스닥시장은 외형적으로도 크게 성장했다. 세계 주요 신시장중 거래대금은 세계 1위, 시가총액은 세계 3위를 기록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리고 2007년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이 최초로 1000사가 넘었으며, 글로벌 증권시장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노력을 통해 외국기업이 최초로 상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의 코스닥시장의 이미지는 어떠한가?

‘코스닥 디스카운트’란 말은 이미 해묵은 이야기가 돼버렸다. 일부 기업들의 횡령?배임, 무분별한 경영 등으로 인해 부실기업들이 증가하면서 이는 코스닥기업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일부기업의 부정적인 현상으로 인해 코스닥시장 전체가 부정적으로 평가받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이러한 코스닥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굳건한 의지를 가지고 부실기업 퇴출과 투자자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우량하고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들을 상장시키기 위해 상장제도도 보완해 나가고 있다. 아울러 기관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프리미어지수 개발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이러한 노력과 더불어 코스닥기업들의 자정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코스닥기업들의 실적이 많이 향상됐다. 하지만, 실적향상에만 만족하지 말고, 더욱 성장에 박차를 가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도록 R&D를 통해 경쟁력이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하고, 해외시장에도 진출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량한 기업들이 지금보다 많아진다면 자연스럽게 코스닥시장도 건강해지고,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업을 이끌어 가는 것은 최고경영자(CEO)들이다. 코스닥기업의 CEO는 철저한 도덕성을 바탕으로 미래의 성장비전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해야 한다. 따라서 CEO들은 경영마인드를 제고하고, 비전과 철학을 업그레이드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가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전문적인 식견과 안목을 고양시키고,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배움의 장’을 찾아 나서야 하고, 경영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와 더불어 코스닥기업들은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최근 이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나눔’을 통한 기업의 이미지 제고와 가치창출은 기업의 새로운 과제가 됐다. 고객과 투자자는 착한 기업이 우리 사회에 아름다운 가치를 만들어나간다고 여기며, 그런 기업을 신뢰하기 마련이다. 코스닥기업들도 다양하고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작지만 따뜻한 나눔을 나누고, 고객과 투자자들에게 신뢰받고 아름다운 기업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금융당국과 코스닥기업을 비롯해 투자자들도 코스닥시장을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보지 말고 정당하게 평가할 수 있는 성숙한 안목을 가져야 한다. 한계기업들의 퇴출로 인해 시장 건전성이 향상되고 있고, 최근 신규로 상장되는 기업들은 우량하고 기술력이 있는 회사들임을 기억하고 가치투자와 장기투자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같이 힘써 나가야 할 것이다.

사람도 성장기에는 성장통이 있는 것처럼, 지금의 코스닥시장과 코스닥기업도 성장통을 겪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아픔만큼 성숙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코스닥시장이 지금 겪고 있는 성장통을 잘 이겨내고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희망찬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시장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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