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당초 증권가 예측치(2조8000억~2조9000억원)에 부합했다.
삼성전자는 7일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올 1분기 매출 37조원과 영업이익 2조9000원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지난 2009년 2분기 2조6700억원(IFRS 기준)으로 집계된 이후 최저수준이다. LCD업황 부진과 TV와 가전이 포함된 디지틸미디어부문(DM)의 수요 부진 영향이 컸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방어를 견인했던 태블릿PC 등 모바일 부분의 실적도 부진했다.
◇7분기 만에 최저 실적...LCDㆍ모바일 발목 잡아
1분기 부진은 이미 예견됐다. 증권사와 관련업계에서는 앞다퉈 1분기 영업이익을 3조원에 못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은 적중했다. 지난해 4분기 LCD 가격 하락 효과가 올 1분기 까지 이어졌다. TV 신공정 도입으로 일시적인 수율 하락도 수익성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또 4분기 실적 방어를 견인했던 갤럭시S 효과는 갤럭시탭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날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가 발표한 4월 전반기 40~42인치 LCD 패널 고정거래가격(120Hz 풀HD TV용 LED 기준)은 317달러로 3월 후반기(322달러)보다 2%(5달러) 감소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LCD 패널 가격에 대해 3월을 저점으로 4월 반등을 예상했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LCD와 DM 부문은 수요 회복에 지연되면서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며 “출하량 증가가 미미함에 따라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로 각각 적자전환, 적자지속을 기록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LCD 부문은 154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당사 실적 둔화를 이끌 것으로 추정된다”며 “DM 부문도 1분기 적자폭은 개선될 전망이나 흑자전환에는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갤럭시탭은 당초 예상의 절반 수준인 100만대 판매에 그쳤다. 특히 삼성전자의 올해 태블릿PC 연간 예상 판매량은 1000만대에서 600∼700만대 수준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
다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낸드메모리 가격이 안정됐고 고부가가치 D램 포트폴리오 확보(모바일·서버 등)와 공정기술전환으로 반도체 부문은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1분기 저점 전망...2분기 반등 우세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전망을 매출액 39조∼40조원, 영업이익 3조8000억∼4조3000억원 수준으로 전망한다.
반도체는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3월 후반기 낸드 플래시 고정 거래가격은 16Gb 2Gx8 MLC 기준 3.74달러로 지난해 10월 수준까지 올랐다.
대표적인 D램 제품인 DDR3 1Gb 128Mx8 1066MHz의 3월 후반기 고정거래가격도 0.91달러로, 3월 전반기에 비해 3.41% 올랐다. DDR3 1Gb 128Mx8 1333MHz의 현물가격은 지진발생 전 1.04달러에서 7일 1.12달러로 7.6% 상승했다.
일본 지진 여파가 겹치면서 실제 도시바 등 메모리 경쟁업체들이 생산 차질을 빚고 있으며 세트업체들의 삼성전자 제품 구매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또 시스템LSI(Foundry 포함) 미국 SAS 공장이 2분기부터 본격 가동해 큰 폭의 매출액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분기 중 스펙을 강화한 스마트폰(갤럭시S2 등)과 태블릿PC(갤럭시탭10.1 등) 신규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며 신규 모델 출시효과에 따른 실적 회복세도 기대된다.
LCD부문은 패널 수요 저조로 실적 개선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구자우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LCD 패널 수요가 상반기 까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TV 패널 가격도 5월 이후에나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며 “기존 예상보다 매출액과 수익성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올해도 지난해 이어 최고 실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3월18일 주주총회에서 “주력사업의 원가경쟁력과 시장지배력 강화로 매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고부가가치 위주의 제품 구성과 수익성 강화로 영업이익도 최고 실적을 달성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