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역세권개발 시행사인 드림허브PFV(이하 드림허브)의 대주주들이 랜드마크빌딩 등을 선매입하면서 용산개발사업 회생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핵심주주인 코레일(땅주인)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SI)가 앞장 섰다. 삼성물산이 대표 건설주간사 자리를 포기하면서 수렁에 빠진 사업을 되살리기 위해 호텔과 빌딩을 사들이며 사업을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미래가치를 보고 선 투자한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사실상 중단된 사업을 계속하기 위한 행보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GS건설 등 건설투자자(CI)들이 추가 투자를 꺼리고 있는데다, 아직도 4차 토지비를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난항이 예상된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용산개발사업에 참여한 30개 출자사가 모여 만든 시행사인 드림허브PFV 참여지분은 땅주인인 코레일이 25%로 가장 많다. 이어 롯데관광개발(15.1%), KB자산운용(10%), 푸르덴셜(7.7%), 삼성물산(6.4%), 미래에셋ㆍ서울SH공사 각 4.9% 등의 순이다. 대주주들이 나서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부터다.
당시 삼성물산이 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사업이 좌초 위기에 몰리자 땅주인 코레일이 나섰던 것. 4조5000억원에 달하는 용산역세권개발 지구내 랜드마크 빌딩 선매입 계획을 발표하며 좌초 위기에 빠진 사업을 되살리는 작업에 착수했던 것. 드림허브와 코레일간 사업 계약 파기 상황까지 몰렸다가 기사 회생의 길이 열린 것이다.
코레일을 제외하고 최대주주인 롯데관광개발도 힘을 보탰다. 삼성물산이 포기한 용산역세권개발(AMC) 지분 45.1%를 인수하며 용산개발사업의 전면에 등장했던 것이다. 다음 구원투수로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나섰다.
이날 랜드마크 호텔을 2300억원에 인수키로 해 땅값 등 사업비 마련에 물꼬를 터 준 것이다. 정상기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사장은“용산역세권은 서울 정중심에 위치하면서 탁월한 교통 인프라를 갖췄고 자연 환경도 좋다”며“용산역세권이 중국 관광객을 비롯해 전세계 사람들이 가장 와 보고 싶어하는 핵심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판단돼 투자하게 됐다”고 말했다. 철저하게 투자관점에서 결정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기존에도 오피스시설에 대한 전략적 투자에 관심이 있었다" 면서 "(자산선매각 방식에 대해) 주주들의 논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업 회생을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자 유치가 필수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31조원에 이르는 사업이 성공하려면 현재의 투자자들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용적률 상향 조정 등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실제적인 조치가 선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삼성물산을 대신한 건설주간사를 영입하기도 쉽고 건설투자자들도 전향적인 자세로 추가투자에 나설수 있다는 얘기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참여를 꺼리는 이유가 고분양가에 따른 미분양 우려때문"이라며 "용적률을 올리는 등 사업성을 되살려 국내 건설사들이 추가투자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