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33개월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선진경제 중 처음으로 출구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ECB는 7일(현지시간)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1%에서 1.25%로 0.25%포인트 올렸다.
중앙은행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0.25%포인트씩 인상해 각각 1.75%, 0.5%로 높였다.
ECB가 물가상승 압력이 더 이상 용인하기 힘들 정도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연합(EU)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 사용17개국)의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 대비 2.4%에 달했다.
이는 중앙은행 목표치인 2%를 크게 넘어선 것이다.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 2.2%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 1월 2.3%, 2월 2.4% 등으로 상승폭을 확대했다.
ECB의 금리인상으로 선진국의 통화정책 공조는 사실상 종료됐다는 평가다.
영란은행(BOE)은 이날 통화회의에서 경기회복이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했다.
일본은행(BOJ)도 대지진에 따른 경기부양을 위해 초저금리를 유지했다.
ECB의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ECB가 연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상해 1.75%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주장과 금리인상이 일회성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맞서고 있다.
추가인상을 주장하는 전문가는 10월 말 퇴임하는 장-클로드 트리셰 총재의 인플레이션 억제의지에 주목한다.
트리셰 총재는 ECB의 본원적 목표인 물가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채 후임자에게 ECB를 넘겨주지는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금리인상이 쉽지 않다는 전문가들은 포르투갈이 그리스와 아일랜드에 이어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이른바 ‘유로존 주변국’ 의 고통이 여전하다는 사실을 거론한다.
트리셰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이 연속적 금리인상의 시작인지는 결정하지 않았다”면서 “앞으로도 물가안정을 위한 적절한 결정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