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 독점권 분산 놓고 '이전투구'

입력 2011-05-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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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밥그릇 싸움' 비화

금융감독권 분산 문제를 두고 국회 상임위간 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비리 사태로 금융감독원이 독점했던 금융감독기능을 분산하자는 여론이 힘을 얻는 가운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소관 기관인 한은을, 정무위원회 역시 예보를 미는 모습이다.

저축은행 부실 사태와 금융감독원 쇄신 방안 등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국회에서는 제 식구 감싸기에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6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정무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최근 저축은행 관련 간담회에서 금융감독권을 한은 대신 예보에 주는 방안을 추진키로 의견을 모았다. 큰 틀에서 감독권을 여전히 금융감독원이 갖고 일상적인 검사 등은 예보가 단독으로 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금융위원회가 현재 구상하는 방안과도 거의 비슷한 내용이다.

이는 감독권 이전 기관으로 한은이 부상하면서 기세가 등등해진 기재위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이란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한은의 단독 조사권 부여를 골자로 한 한은법 개정안은 이미 2009년 12월 상임위를 통과해 법사위로 올라가 현재까지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을 오는 6월 국회에서 통과시키자는 게 기재위의 입장이다. 아직 소관기관으로 남아있는 한은에 감독권을 부여해 간접적으로 금융회사에 대한 영향력을 되찾아 오겠다는 속내다.

금융감독권을 둘러싼 두 상임위간 충돌은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됐다. 이명박 정부 등장 이후 금융당국의 소관 위원회가 기재위에서 정무위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아직 한은, 수출입은행 등은 기재위 소관으로 남아 있다. 정무위 입장에서는 금융권에 대한 영향력을 기재위와 나눠 갖는 게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정무위는 지난 2009년 12월 한은법 개정안이 기재위를 통과하자 한은의 감독권을 제약하는 내용의 금융위법 개정안을 내놓으며 맞불을 놓은 적도 있다.

정작 금융권에서는 국회 분위기와 달리 감독권 분산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시어머니가 늘어나 검사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에 금감원의 검사 기능을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해야 된다는 기류가 강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법 개정과 감독권 분산 문제가 정책보다 정치적 사안으로 흐르고 있는 데 대한 정치권의 책임도 무겁다”라며 “저축은행과 금융권의 경쟁력 강화, 금감원 비리 척결 등 당장 다뤄야 할 사안들이 많은데 국회에서는 이를 기회로 자기 밥그릇을 키우려는 데만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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