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하반기 글로벌 경제 전망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신중론자들은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심화하면서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인상에 나서는 등 경기회복이 주춤하는 것을 넘어 이중 침체를 뜻하는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제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금융시장 전반이 불안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3회에 걸쳐 글로벌 경제의 현황과 더블딥 가능성을 짚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차이메리카의 위기...스태그플레이션 빠지나
② 투자심리 짓누르는 뉴버블 공포
③ 금융시스템도 위기...블랙스완이 아마겟돈 이끈다
자산거품 붕괴 우려가 더블딥 공포를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저금리 정책으로 시장에 풀린 유동성이 정보기술(IT) 산업부터 부동산까지 경제 전반에 과열을 불러오고 있다고 지적한다.
IT업계는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기업을 중심으로 닷컴버블 재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10여년 만에 IT산업에서 다시 ‘비이성적 과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IT버블 붕괴 우려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주 미국 뉴욕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던 링크드인은 공매도 위협에 직면한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헤지펀드를 비롯한 공격적인 투자자들이 링크드인에 대한 공매도 제한이 풀리는 24일 대거 행동에 나설 전망이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미리 매도 주문을 내는 것으로 주가가 하락한 만큼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다.
투자자들이 링크드인의 주가 하락에 베팅하려는 것은 주가 상승폭이 과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 19일 뉴욕증시 거래 첫날 링크드인은 공모가(45달러)의 두 배가 넘는 94.25달러를 기록했다.
20일에는 93.09달러로 전날에 비해 1.23% 떨어졌지만 여전히 공모가보다 100.2% 높은 수준이다.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90억 달러가 넘는다. 이는 링크드인의 지난 1분기 실적을 통해 추산한 올해 매출 전망치의 20배를 웃도는 것이다.
투자정보업체 트레이드모니터아이디어의 티머시 머피는 “링크드인 주가가 단기간에 과도하게 올랐다는 평가가 많아 오는 24일 공매도 금지가 풀리자 마자 주가는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로 23일 링크드인의 주가는 9.8% 하락한 84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부동산시장은 저금리 기조에 도시화 열망까지 겹치면서 과열 단계에 진입한 지 오래다.
중국 12억인구가 일자리를 찾아 생활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도시로 몰려들면서 집값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 70억인구 가운데 절반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UN은 앞으로 20년간 14억 인구가 추가로 도시로 이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과열현상은 호주와 캐나다 등 자원이 풍부한 선진국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데모그라피아에 따르면 시드니의 주택가격은 호주의 평균 개인소득의 10배로 호주는 홍콩에 이어 세계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국가로 등극했다.
FT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Fed)의 제로금리 정책으로 발생한 ‘세계 유동성 쓰나미(tsunami of international liquidity)’가 부동산 과열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07년 이후 금융시장에 풀린 유동성은 56% 늘어나 3조3000억달러가 추가로 공급됐다.
이른바 ‘그림자 금융체제(shadow banking system)’도 부동산 과열을 부채질하고 있다.
도이치방크에 따르면 아시아의 회사채 국채 주식시장을 모두 합친 규모는 신용거품이 일어났던 2007년과 비교해 2배가 넘는다.
비은행 금융기관들이 고위험 투자에 나서면서 금융시장의 파이가 급성장한 것이다.
*용어설명
그림자 금융체제(shadow banking system)는 대형 은행이나 보험 회사의 그늘에 가려진 머니마켓펀드(MMF), 주식 딜러, 헤지펀드를 비롯한 비은행 금융기관들이 고수익·고위험 채권을 사고파는 과정을 통해 유동성을 생산하는 시스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