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최고경영자(CEO)의 임기를 결정하는 것은 중요한 경영적 판단 중 하나다.
적절한 CEO의 임기는 몇년일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CEO의 적정 임기를 7년으로 제시했다.
CEO의 임기가 짧을 경우 장기적 안목과 전략으로 회사를 이끌어가기가 쉽지 않다.
반대로 CEO의 장기집권에 따른 과도한 권한 집중과 견제의 부재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대기업 CEO는 “5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고 10년은 지나치게 긴 느낌이 있다”면서 “7년이라는 임기는 CEO가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는 한편 이사회가 차기 CEO를 고르는데도 적정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경영컨설팅업체 부즈앤컴퍼니가 세계 2500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를 떠난 CEO의 평균 임기는 6.6년으로 지난 2000년의 8.1년에 못 미친다.
이들 CEO 중 28%는 재임기간이 4년도 안돼 회사를 떠났으나 8년 이상 재직한 CEO도 4분의 1에 달했다.
FT의 앤드류 힐 칼럼리스트는 “새로운 CEO에 대해서는 이사들이 상대적으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성급하게 퇴임시키는 반면 비교적 오랜 기간 복무한 CEO에 대해서는 기준이 너무 느슨하다”면서 “CEO 임기 관련 이런 불합리한 관행은 투자자들의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CEO의 임기는 기업의 필요와 목표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 경영위기에 처해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한 기업의 경우 단기간 내에 성과를 거둘 수 있는 CEO를 원하는 반면 비교적 안정적인 기업의 경우는 장기적 시각을 가지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CEO를 바란다.
그러나 많은 CEO들은 당초 세운 계획이 효과를 보기까지는 최소 2~3년의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경영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일단 CEO들에게 충분한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CEO를 선정할 때는 회사 외부에서 영입하는 것보다 내부에서 발탁하는 것이 더 장점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부즈앤컴퍼니의 조사에 따르면 내부에서 뽑은 CEO들은 외부인사보다 재임기간도 길고 경영성과도 좋았다.
내부에서 발탁한 CEO의 경우 평균 재임 기간이 7.1년으로 4.3년을 기록한 외부 CEO를 웃돌았다.
경영진의 성과를 가늠하는 기준인 배당소득에 주가 상승분을 더한 총주주수익률에서 내부 CEO는 평균 4.6%를 기록한 반면 외부 CEO는 0.1%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