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주식고수]④존 템플턴

입력 2011-06-28 11:00 수정 2011-11-0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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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 '숨은 진주' 탐사…'투자계의 콜롬버스'

‘투자계의 콜롬버스’로 불리우는 존 템플턴은 가치주 발굴의 대가다. 세계 1만5000개의 기업을 조사해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은 ‘가장 싼(the best bargain)’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 그의 투자비법이다. 그의 통찰력이 응축된 ‘템플턴그로스(Templeton Growth) 펀드’는 지금까지도 뮤추얼펀드의 신화로 남아있다. 특히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그는 도덕성과 박애정신을 강조한 ‘영혼이 있는 투자자’로 월가의 전설이 되고 있다.

◇비관론 극도일때 매수하는 '바겐헌터' = 템플턴은 시장 전체가 패닉에 빠졌거나 바닥을 칠 때 상대적으로 싼 주식을 사들였다. ‘가치있는 주식을 가장 싼 값에 사들이는 것’이 그의 투자핵심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선견지명, 인내심, 그리고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단순히 가격이 싸다고 매수하지는 않는다. 주가상승 잠재력, 우수한 경영진, 시장선도 능력, 기술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1만5000여개의 기업 가운데 ‘가장 싼(the best bargain)’ 종목을 고르는 것이다.

그는 항상 ‘대중과 인기주식을 멀리하고 비관속에 사라’라고 역설했다. 주식 선정이나 마켓 타이밍 기법에 대한 지나친 과신이 투자를 망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다른 투자자들이 실망매물을 쏟아낼 때 매수하고 그들이 대거 매수할 때 매도하기 위해선 상당한 의지와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화를 살펴보자. 템플턴이 지질탐사회사 근무 당시 2차 대전 발발을 듣고 그는 미국경제를 짓누르던 불황에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직감했다. 곧 증권사에 전화를 걸어 1달러 이하로 거래되는 모든 종목을 100달러치씩 사들일 것을 주문했다. 결국 1만달러가 104개 종목에 각각 투자됐다. 4년이 흐른 뒤 주식가치는 4만달러로 불어났다. 예일대에서 경제학을 배우며 내재가치와 주가동향과의 관계에 의문을 갖고 해답을 찾기 위해 꾸준히 연구한 결과였다.

지난 1968년에는 세계가 모두 위험하다고 평가한 일본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다. 일본기업의 수익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믿음에서였다.

당시 이들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는 고작 3배에 불과해 미국 뉴욕증시의 15배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었다.

템플턴은 히타치, 닛산자동차, 마쓰시타전기, 스미토모신탁은행, 야스다화재 등 일본의 우량기업 주식들을 대거 사들였다. 그는 한때 자신이 운용하는 뮤추얼펀드 자산의 50%를 일본에 투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도쿄 주식시장이 60년대 말부터 1980년대까지 붐을 타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템플턴은 1986년 일본주식시장의 PER가 30배를 넘어서자 보유주식을 대부분 처분했고 큰 이익을 남겼다.

◇"성공투자 위해서는 정신적 성숙 필수" = 가치투자와 함께 그가 항상 강조한 것은 바로 ‘위험분산’이다. 제 아무리 완벽한 종목을 매수했다할지라도 미래의 불확실성까지 예견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다수의 종목을 보유해 리스크를 줄이고 연구와 분석을 통해 조그만 변화에도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템플턴은 주식을 팔기 가장 좋은 시점은 다른 주식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주식보다 50% 정도 더 가치가 있다고 판단될 때라며 인내를 갖고 보유기간을 유지했다. 그러나 그는 주식을 산 뒤에도 수시로 주식의 가치를 분석해 자신의 매입기준과 비교해 과대 평가됐다고 판단될 경우 서슴지 않고 처분했다.

한 산업에 보유 자금의 25% 이상을 투자하지 않는다는 게 철칙이었으며 투자 붐이 일었던 중국에 대해서는 생전 짧게는 30년을 보고 투자하라고 권고했다.

그는 '좋은 투자자는 항상 세상의 경계에 서서 앞서 나가야 한다는 믿음'도 갖고 있었다. 템플턴은 “투자란 끊임없이 새로운 질문에 답을 하는 활동”이라는 말을 남겼다. 그만큼 그는 항상 진취적이고 개방적인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템플턴은 실수를 통해 배우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겸손한 자세로 실수를 인정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만 종목에 대한 과신을 갖게 되는 순간 투자는 실패로 끝날 것이란 설명이다.

1954년 출범한 뮤추얼펀드 ‘템플턴 그로스 펀드’는 그의 이같은 투자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결과물이다. 이 펀드는 출범 당시 1만달러를 투자해 프랭클린 그룹에 넘길 때 200만달러로 성장할 정도로 높은 투자수익을 냈다. 연평균으로 따지면 14%가 넘는 수익률이다. 그의 이 같은 명성은 월가는 물론 전 세계 뮤추얼 펀드 업계의 신화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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