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온스당 1600달러를 돌파하는 등 금값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금 보유량은 2년 전부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21일 세계금위원회(WGC)가 최근 각국 정부에 통보한 7월 현재 금 보유량 현황에 따르면 한국의 금 보유량은 14.4톤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와 금 보유량은 같지만 순위는 한 단계 상승한 56위다.
금 시세에 대한 전망이 좋은 가운데도 우리나라는 금을 추가로 매입하지 않았는데, 이는 정부가 외환보유고 축적을 위한 투자 수단으로 금을 선호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7월 현재 국가 및 국제기구별 금 보유량은 미국이 8133.5톤으로 가장 많았고, 독일(3401.0톤), 국제통화기금 IMF(2814.0톤), 이탈리아(2451.8톤) 등의 순이었다. 한국의 금 보유량은 미국의 0.1%, 중국의 1.3%, 일본의 1.8%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금 보유량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6억6790만달러 상당으로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0.2% 정도다. 이는 조사 대상 113개국(국제기구 포함)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역시 금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부터 금 보유량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안팎으로부터 있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보잘 것 없는 금 보유량은 한국은행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의 단골메뉴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중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가격 추이를 봐가며 적정한 시기에 금 보유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감사원도 지난해 11월 “한은의 외화자산 운용이 달러·유로·엔에 집중돼 있다”며 “금과 위안화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