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이 위기에 빠진 뱅크오브아메리카(BoA) 투자로 대박신화를 이어갈 지 주목된다.
미국 최대 은행인 BoA는 29일(현지시간)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중국 건설은행 지분 10% 중 절반 정도를 매각해 83억달러(약 9조원)를 조달할 것이라고 밝혀 뉴욕증시에서 주가가 8.1% 폭등했다.
BoA는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증권 투자와 관련해 손실을 본 기관투자자들에게 거액의 보상금을 지급하면서 지난 2분기 88억3000만달러라는 사상 최악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주가는 올 들어 반토막 나는 등 투자자들의 우려가 극에 달했지만 버핏은 BoA에 주목했다.
버핏은 BoA의 브라이언 모이니헌 최고경영자(CEO)의 전화번호도 갖고 있지 않아 비서를 시켜 번호를 찾은 다음 지난 24일 모이니헌 CEO에게 전화를 걸어 투자를 결정했다고 미국 경제지 포춘은 전했다.
버핏은 50억달러에 우선주 5만주를 매입하기로 하고 BoA는 주당 6%의 배당수익률을 보장해 주기로 했다.
버핏은 BoA 보통주 7억주를 주당 7.14달러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도 얻었다.
BoA 주가는 6달러선에서 8달러 이상으로 올라 벌써 버핏은 평가이익을 얻고 있는 상태.
만일 BoA가 모이니헌 CEO의 공언대로 수년 안에 연 250억달러의 순이익을 올릴 수 있다면 버핏은 10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이게 된다고 포춘은 분석했다.
버핏은 앞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자동차 보험업체 가이코 등 스캔들로 주가가 폭락하거나 파산 위기에 몰린 기업에 투자해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지난 1960년대 초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사기 사건에 휘말려 주가가 50% 이상 폭락하자 버핏은 1964년 이 회사에 1300만달러를 투자했다.
그 후 2년간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주가는 세 배로 뛰었다.
가이코가 지난 1976년 파산위기에 몰려 주가가 정점인 61달러에서 2달러로 추락하자 버핏은 여기에도 돈을 쏟아 부었다. 버핏이 지난 1996년 가이코의 잔여지분을 모두 인수해 아예 버크셔의 자회사로 만들었을 당시 이 회사 주가는 매입 당시보다 35배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