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진출해 8년 만에 국내 수입 맥주 시장에서 하이네켄을 제치고 1위에 올랐기 때문이죠.
아사히맥주는 아시다시피 한국에서는 롯데아사히주류라는 회사가 일본으로부터 완제품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맥주사업에 관심이 많은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아사히맥주 100만 케이스 돌파를 자축하며 올해 목표를 20% 늘린 120만 케이스로 잡았습니다. 신 회장은 향후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속내를 그대로 내보였습니다.
하지만 수입맥주 시장은 국내 맥주 시장에서 3% 밖에 차지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계가 있다는 얘기지요. 통큰 M&A를 성사시키며 그룹을 키우고 있는 신 회장의 ‘그릇’에 아사히 맥주가 들어맞을 지 궁금합니다.
아마 신회장은 2009년 오비맥주 인수 얘기가 오갈 때 조금 비싸더라도 사놓을 걸 하는 후회가 들 지도 모릅니다. 오비맥주는 2009년 5월 2조3000억원에 미국의 사모펀드 콜버드 크래비스 로버츠가 확정됐습니다. 당시 롯데는 가격조건이 맞지 않다며 인수를 포기했습니다.
2009년 오비맥주의 시장점유율은 42.5% 포인트. 경쟁사인 하이트맥주가 57.5%였으니 무려 15% 포인트나 차이가 났습니다. 올해 1/4분기 오비맥주 시장점유율은 46.6%로 하이트맥주와의 격차가 한 자릿수인 6.8% 포인트 줄어들었습니다. 당시 2조3000억원 짜리 회사를 이제 사려면 1조원을 더 얹어줘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아사히맥주가 아무리 시장점유율을 늘린다 하더라도 오비맥주의 성장과는 비교조차 힘듭니다. 신 회장이 아사히맥주를 마시다가 ‘카스’를 보게 된다면 입맛을 다시지 않을까요?
오비맥주 인수를 포기한 직후 신 회장은 공식석상에서 “맥주 사업에 승산이 있다. 우리가 자체적으로 맥주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맥주사업에 대한 야망을 드러낸 적이 있습니다.
롯데가 1개의 맥주공장을 세울 경우 생산설비 투자에만 약 5000억∼6000억원이 소요됩니다. 오비맥주는 현재 공장이 3개 있습니다. 아사히맥주가 아무리 잘나가도 신동빈 회장에게 아련하게 떠오르는 맥주의 추억은 ‘쓴 맛’일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