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계가 살 길을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는 수출량을 늘리는 방법으로 내수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시멘트업계의 올해 상반기 수출 규모는 211만2000톤. 지난 2009년과 2010년보다 각각 78만7000톤, 82만8000톤 증가한 수치다.
지난 7·8월 수출량도 각각 24만7000톤과 38만톤을 기록하면서 올 8월말 기준 전체 수출량은 총 273만1000톤에 이른다. 지난 2009년 전체 수출량인 248만7000톤을 이미 넘어섰으며 2010년 기록한 276만2000톤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건설경기가 계속 바닥을 치고 있는데다 상반기 시멘트 단가가 너무 낮아 마진이 없는 상황에서 수출밖에 길이 없었다는 것이 시멘트 수출기업들의 입장이다.
특히 쌍용양회의 경우 올해 상반기 시멘트 수출량은 지난해 대비 42% 증가한 233만톤을 기록했다. 남아시아 아프리카 북미와 남미 등 다양한 수출로를 가진 쌍용양회는 방글라데시의 시멘트 공장 증설로 수요가 확대되면서 남아시아 지역에 약 40%의 시멘트를 수출하며 살 길을 확보했다.
동양시멘트도 북미 일본 중남미로 수출 시장을 확대해 살 길을 모색 중이다.
수출로 재고물량을 출하할 수 있는 이들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대부분의 시멘트기업들은 노후된 설비의 가동을 멈추는 방법으로 시멘트 재고를 조절하고 있다. 현대시멘트의 경우 효율성이 떨어지는 단양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영월공장의 가동만으로 수요를 맞추고 있다. 국내시멘트 수요가 최신설비나 일부 공장의 가동만으로도 충분히 조절할 수 있을 만큼 얼어붙어있는 셈이다.
대부분의 시멘트 업체들은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난국을 본질적으로 꿰뚫을 수 있는 이렇다 할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시멘트 업체들은 지난 6월 시멘트 단가를 기존의 5만2000원에서 6만7500원으로 30% 인상하면서 업계 상황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우기가 지나치게 장기화되면서 상반기에 400만대의 출하량을 유지해오던 국내 시멘트 출하량은 지난 7 8월 300만대로 줄었으며 특히 7월 출하량은 전년동기 대비 12만톤 감소했다.
문제는 계절적인 악재를 벗어난다고 해도 건설부동산 경기에 이렇다 할 호재가 없어 업계의 주름이 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건설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전망을 통해 올 하반기에도 건설경기의 침체는 계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하반기 수주액이 공공부문 발주가 상반기 대비 증가하고 지난해의 기저효과가 작용해 전년동기 보다 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 수주액은 약 54조6000억원에 불과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부동산 매매시장도 낙관할 만한 요소가 없어 침체기가 이어질 것으로 건산연은 파악했다. 현재 상황으로는 시멘트업계에 비빌 언덕이 없는 셈이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토목 수요가 있긴 하지만 건설경기다 최근 몇 년 간 바닥을 쳐온 탓에 시멘트 업계도 불황을 겪는 것은 당연하다”며 “건설부동산 시장이 빠른 시간 안에 회복되지 않는다면 최악의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