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간 진행되는 국회 국정감사가 26일로 2주차를 맞았다.
지난 일주일간 국감에서는 초유의 정전사태와 저축은행 비리사태가 쟁점이었다. 이 과정에서 한 가지 분야를 집중 파고들어 정부의 답변을 이끌어내거나 책 한권 분량의 자료집을 내는 등 돋보이는 국감스타들이 여럿 나왔다. 반면 일부 의원들의 막말 추태와 정부의 부실한 자료 제출은 여전히 개선점으로 꼽힌다.
여야는 “잘했다.”, “만족스럽다”면서도 사안별로는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 누가 잘했나 =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과 이낙연 민주당 의원이 낸 국감 자료집은 주변의 이목을 끌었다. 이들 의원의 자료집은 각각 1000쪽, 230쪽 분량으로 사실상 책 수준이었다. ‘상시국감’이라는 목표로 꾸준히 자료를 수집·점검한 결과물이다.
보건복지위 소속 이 의원은 노인과 취약계층, 식품 및 보건 문제를 8개 분야로 나눠 점검했고, 기획재정위에 있는 김 의원은 중국경제와 소득분배의 정책방향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복지위의 손숙미 한나라당 의원은 국민연금의 국내외 부정수급, 특정업체 몰아주기, 보험료 회피 등 ‘국민연금’을 핫이슈로 잡고 끈질긴 문제 제기에 나서 언론에 ‘우수 국감의원’으로 자주 등장했다.
◇ 꼴불견은 누구 = 지난 19일 열린 외교통상통일위 국감에서 정몽준 의원의‘막말’질의가 논란됐다. 정 의원은 김성환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질의하는 과정에서 “그게 상식에 맞는 얘기야?”라며 윽박질렀다. 또 “그게 무슨 궤변이야 그건 또...”, “초등학생이라도 이건 상식에 안 맞는 짓 아니겠어?”라며 연거푸 반말을 쏟아냈다.
김동철 민주당 의원도 미국산 쇠고기수입과 관련해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외교전문과 관련해 “이런 매국노가 외교통상부의 지역통상국장이에요?”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두 의원은 뒤늦게 사과했지만 ‘국회 꼴불견’이라는 오명을 벗지는 못했다.
◇ 여야의 자평 = 여야 원내지도부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황우여 한나라당 대표는 “시장선거나 총선 대비해서 의원들의 지역 이기주의를 우려했는데 결과는 나름대로 만족스럽다”고 했다. 이명규 수석부대표도 “무난하게 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뉴스의 비중은 떨어졌지만 정전사태와 저축은행 부실·비리 문제를 잘 파헤쳤고 잘했다”고 했고, 같은 당 노영민 수석부대표 역시 “성실하게 다들 열심히 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으로는 엇갈린 평가도 나왔다. 황 원내대표는 “야당이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구속됐다며 엉뚱한 꼬투리를 잡아 교과위를 파행으로 몰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반대로 김 원내대표는 “정부의 자료 제출이 여전히 부실하고 통계를 조작해 4대강 사업을 홍보하는데, 이번주 부터는 국토위를 중심으로 천문학적 돈을 들이면서 효과는 없는 사업의 문제점을 집중 제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