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와 브라질이 위기에 처한 세계 경제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본의 다이와종합연구소(DIR)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들 국가의 금융완화 정책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세계가 경기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자극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위스국립은행(SNB)은 지난 9월6일 자국 통화인 스위스프랑 강세를 저지하기 위해 유로화 대비 환율 하한선을 유로당 1.20스위스프랑으로 설정해 33년 만에 사실상 고정환율제를 선언했다.
SNB는 또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자국 통화를 매도하고 유로화를 무제한으로 사들이겠다며 통화가치 억제에 대한 강경한 의지를 나타냈다.
스위스프랑의 과도한 절상으로 수출산업과 관광산업이 위기를 맞자 특단의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브라질은 앞서 9월1일 기준금리인 대출금리를 12.5%에서 12.0%로 0.5%포인트 인하했다.
브라질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2009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브라질의 금리인하는 물가 상승폭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던 시장의 예상을 완전히 비켜간 조치였다.
브라질의 금리인하 기조로의 회귀는 자국 통화인 헤알화 강세를 억제함과 동시에 ‘오버킬(over kill)’ 우려를 낮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DIR은 브라질과 스위스 양국의 공통점은 유럽발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과 세계적인 경기 악화로 인한 정책 결정이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스위스는 외환시장 개입으로, 브라질은 금리 인하로 각각 대응 방법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실질적으로는 금융완화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통화 전쟁의 재점화라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DIR은 통화전쟁에는 좋은 통화전쟁과 나쁜 통화전쟁이 있다며 스위스와 브라질의 정책이 현재 글로벌 경제의 한계를 타파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브라질과 스위스에 이어 경쟁적인 금융완화가 확대하면 정체된 세계경제에도 회생 조짐이 나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벌어진 1차 통화전쟁은 신흥국이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인플레 압력이 커지고 있는 거시 환경에서 발생했다.
DIR은 당시 자본 이동 규제와 무역장벽 강화 등 나쁜 통화전쟁의 수단이 산발적으로 채용됐다고 지적했다.
DIR은 최근 글로벌 경제는 선진국에 이어 신흥국이 경기 둔화에 진입했다면서 금융완화로 전환하는 데 따른 부작용이 줄어드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좋은 의미의 통화전쟁이 전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 오버킬 (over kill)
과도한 경기진정정책을 뜻하는 말로 군사용어인 과잉살육에서 유래했다. 일반적으로 정책 당국이 물가안정이나 국제수지의 안정에만 주력해 지나친 재정긴축책을 쓴 결과 실업자가 증가하는 등의 부작용이 잇따르게 된다. 긴축을 통해 물가안정을 이루더라도 국제수지가 불안해지고 결과적으로 경제 전반이 위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