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그들은 누구인가]①'8 TO 7' 빡빡한 일상

입력 2011-10-06 10:30 수정 2011-10-0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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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셔터 내려도…업무는 계속된다

은행원의 꿈은 은행장이 되는 것이다. 은행에서 40여년은 근무해야 오를 수 있는 자리다. 은행장은 수만명을 거느리며 수백조원의 돈을 움직인다. 관치(官治)가 한창일 때는 정부의 허락(?) 없이는 은행장이 될 수 없었다. 그러다 정권이 바뀌면 사정(司正)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화이트칼러의 대명사, 21세기 은행원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매주 화, 목 연재)

하나은행 회현동지점 김희록 과장(여). 그는 아침 7시면 어김없이 집을 나서 8시쯤 은행에 도착한다. 이때부터 한 시간 가량은 꼬막 업무준비에 매달린다. 영업에 앞서 지점의 실적도 챙기고 예·적금 만기 고객의 정보도 확인한다. 또 세금에 관한 것, 새로운 상품에 관한 것, 주식시장 전망에 관한 것 등 돈에 대한 정보를 챙기는 것도 잊지 않는다. 하루 일과 중 이른바‘워밍업’단계인 셈이다.

오전 9시부터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 김 과장은 고객 상담부터 직원 업무지원 등 지점 내의 크고 작은 일들을 챙기기 시작한다. 항의를 해오는 손님이나 노숙자가 찾아오더라도 맞상대를 해 목소리를 높이는 적이 없다. 모두가 소중한 잠재고객이라는 생각에서다.

오전 일과를 보낸 후 남들보다 이른 11시30분쯤 점심식사를 한다. 지점 특성상 대기업고객, 남대문 시장을 찾는 손님, 인근 직장인 등이 몰리는 점심시간이 하루 중 가장 바쁜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 시간에는 모든 직원이 창구업무에 집중한다.

영업시간이 끝난 오후 4시. 이때부터 일과를 정리하는 시간이다. 자신이 해야하는 결제, 상신해야 하는 결제, 회의 준비 등을 마무리해야 한다. 하지만 그의 업무가 끝난 것은 아니다. 가계를 비우고 나오지 못하는 고객을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남대문 상가나 오피스텔을 자주 찾는다. 안부도 물어보고 새로운 정보도 알려준다. 종종 고객이 새로운 고객을 소개시켜 준다고 하면 잊지 않고 방문한다. 외부 일정까지 소화하고 집에 도착하면 어느새 밤 9시를 훌쩍 지난다. 김 과장은 하나은행 직원 만여명 가운데 한 사람으로 현장에서 맨 발로 뛰는 대표적 은행원이다.

우리은행 한 지점의 이모 행원. 그는 손님들이 가장 자주 만나는 은행원이다. 은행창구에서 1원 단위까지 계산해 돈을 내주고 받는‘텔러’가 그의 직함이다. 오전 8시께 출근해서 오후 7시 퇴근할 때까지 온종일 손님을 상대해야 한다. 이 행원은 하루 종일 검퓨터 단말기를 들여다 봐야 한다. 전화받을 짬도 없고 화장실도 제때 가지 못한다. 항상 일어서 있기 대문에 고된 일과를 보내지만 미소를 잃지 않는다.‘은행의 얼굴’이라는 칭호에 걸맞게 언제나 상냥한 모습으로 고객을 대한다.

기업은행 PB센터의 권모 계장. 증시와 환율에 대해 수시로 체크하고 점심과 저녁을 모두 고객과 함께 한다. 고객의 생일 뿐만 아니라 가족의 경조사도 챙겨야 한다. 때론 부동산이나 미술과 관련한 투어도 준비한다. 우리나라 보통 은행원들의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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