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법인세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조세정의시민연대(CTJ)와 조세경제정책기구의 공동 조사에서 280개 미국 대기업이 내는 법인세 평균 실효세율이 18.5%에 그쳤다고 3일(현지시간) CNN머니가 보도했다.
실효세율은 비과세와 소득공제 등을 뺀 실제로 기업이 낸 법인세 세율을 뜻한다.
미국 정부의 공식 법인세율은 35%로 세계에서도 가장 높은 축에 속하나 실제로 거둬들이는 세금은 이에 훨씬 못 미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조사는 포춘 500 기업 중 지난 2008~2010년 3년간 이득을 내 과세대상인 280개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111개 기업은 3년간 실질 평균 세율이 17.5% 미만이었고 98곳은 17.5~30.0%, 71곳은 30% 이상이었다.
30개 기업은 심지어 3년 동안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각종 로비를 통해 법인세 적용에 예외 사항을 많이 만들어놨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석유업체인 엑슨모빌은 지난해 50명의 로비스트를 고용한 로비 활동에 모두 1245만달러(약 140억원)를 지출했다.
석유와 가스업체들은 일부 유전탐사 작업에 들어간 비용에 대해 혜택을 받고 있으며 미국 최대 자동차경주대회운영업체인 나스카는 경기장 유지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만큼 세금을 덜 낸다.
심지어 일부 업체는 이익을 내고도 각종 세제 혜택을 통해 정부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전력업체 펩코는 3년간 총 8억8200만달러의 순이익을 올렸으나 실효세율은 -57.6% 였고 제너럴일렉트릭(GE)은 105억달러의 순익을 거두었으나 실효세율은 -45.3%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인세율을 낮추는 대신 조세 항목을 단순화해 기업들이 빠져나갈 구멍을 최소화하는 등의 개혁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미국 정부가 재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세제를 개혁할 가능성은 낮다고 CNN머니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