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펀드시장의 키워드는 ‘압축·가치주펀드’다. 상고하저 흐름속에 상반기엔 압축펀드가, 하반기엔 가치주펀드가 양호한 수익률로 대규모 자금을 끌어들였다. 그렇다면 올 한해 진정한 승자는 누구일까?
16일 제로인에 따르면 운용자산 50억원 이상 압축펀드의 연초후 평균수익률은 -7.8%를 기록하고 있다. 올 초 주도주였던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 을 대거 편입해 상반기에는 두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하반기 유럽발 재정위기란 암초를 만나면서 풀썩 주저앉았다.
같은기간 가치주펀드의 경우 -10.3%의 성적을 거뒀다. 압축펀드 수익률을 2.5%포인트 하회하는 수치다. 상반기 중소형주 소회현상으로 인해 시장수익률을 하회했지만 8월부터 시장된 급락장에서 일관된 운용철학을 고집한 덕에 간신히 체면은 지켰다.
3개월 수익률의 경우 가치주펀드가 선방하고 있지만 유럽 재정위기 우려감이 완화되면서 최근에는 또다시 압축펀드가 소폭 앞서나가고 있다. 수익률만 놓고 보면 압축펀드 펀드 승(勝)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그리스 국민투표, 이탈리아 국채 등 유로존 돌발변수가 발생하면서 여전히 글로벌 증시는 '갈 지(之)'자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경기침체 우려감은 여전히 안갯속에서 헤매고 있다.
펀드 전문가들은 변동성 확대 국면에 취약한 압축형펀드 비중을 줄이고 약세장 속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내는 가치형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배성진 현대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감이 둔화되고는 있지만 위기해결 과정에서 또다시 증시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보수적인 자세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대형주 비중이 높은 압축펀드 투자는 시장의 매크로 리스크가 해소될 때까지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라며 “단기 투자시 지수 방어성격의 종목 비중이 높은 가치형 펀드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