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기업공개(IPO) 붐이 일면서 주간사를 희망하는 은행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미국 대형은행 씨티그룹은 이른바 ‘스타급 애널리스트’로 IPO 주간사 참여에 재미를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인터넷 부동산사이트 질로는 작년 7월 8000만달러 규모의 IPO를 검토할 당시 주간사 은행 후보로 가장 먼저 씨티그룹을 꼽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업계 최고 수준의 실력을 지닌 마크 마하니 애널리스트가 씨티그룹에 있기 때문이었다.
스펜서 라스코프 질로 최고경영자(CEO)는 “마하니는 인터넷 전문 애널리스트 가운데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그것이 씨티를 선택한 결정적 이유였다”고 말했다.
라스코프 CEO는 마하니는 주식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투자자에 100시간을 할애할 정도로 열심이라고 칭찬했다.
마하니 애널리스트는 지난 2005년 씨티그룹에 입사해 4년 연속 인터넷 업계 전문 애널리스트 1위에 올랐다.
그는 1990년대 말 최초의 닷컴버블 당시에는 주니어 애널리스트로서 업계 스타였던 메어리 미커와 일했다. 현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산운용사나 벤처 사업가들과 정기적으로 미팅을 개최하고 있다.
WSJ는 현재 10년 전 최초의 닷컴버블 이래 최대 IPO 붐이 일고 있다면서 애널리스트들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2003년 도입된 규정으로 IPO 주간사 자리를 따내기 위한 자리에 애널리스트는 참석할 수 없지만 애널리스트는 IPO 주식을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과정에는 참여할 수 있다.
이는 IPO를 예정한 기업 입장에서 애널리스트를 만나 자사에 대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기업은 자사에 대해 후하게 평가하는 애널리스트가 소속된 회사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라스코프 CEO가 씨티그룹을 선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장조사업체인 딜로직은 씨티그룹은 미국 인터넷 관련 IPO에서는 6위에 머물고 있지만 마하니 애널리스트가 있는 것만으로 인터넷 IPO 사업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씨티는 지난해 인터넷 관련 IPO를 통해 2490만달러의 수수료를 벌어들였다.
지난해는 소셜비즈니스업체인 링크트인과 그루폰·징가 등이 IPO를 실시해 인터넷 기업의 IPO가 주목을 끈 한 해였다.
미국 최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페이스북도 조만간 IPO에 나설 것으로 관측, 은행권의 주간사 참여 경쟁이 달아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