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 홍콩 등 중화권은 올해 세대교체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올 전망이다. 대만은 마잉주 현 총통과 민진당의 차이잉원 후보가 오는 14일(현지시간) 선거를 앞두고 막판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홍콩에서는 행정수반인 도널드 창 행정장관의 후임을 뽑는 오는 3월25일 선거를 놓고 헨리 탕 전 정무사장(총리격)과 령춘잉 전 행정회의 소집인 등이 경쟁하고 있다. 특히 세계 2대 경제대국인 중국에서는 시진핑 현 국가 부주석을 대표로 하는 5세대 지도부의 출범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의 양대축을 이루는 중국은 오는 10월 새 지도부를 선출해 세대교체를 이룬다.
시진핑 국가부주석과 리커창 상무부총리가 각각 국가주석과 총리로 내정된 가운데 중국 최고 지도부인 중앙상무위원회 상무위원 9명 중 7명이 새롭게 구성된다.
시진핑 부주석은 오는 10월이나 11월께 열리는 제18차 공산당 중앙위원회 1기 전체회의(18기 1중전회)에서 후진타오 현 국가 주석으로부터 공산당 총서기 자리를 물려받고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 주석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리커창 부총리도 원자바오 총리의 뒤를 이어 시진핑 주석, 리커창 총리의 쌍두마차 체제 구축이 유력시되고 있다.
시 부주석은 지난달 베트남과 태국을 방문했고 다음달 안으로 미국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어서 주석 취임 전 국제사회에서 차기 지도자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리 부총리도 지난해 홍콩과 한국, 북한을 방문하고 의료개혁을 촉구하는 등 민생을 챙기며 차기 총리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현재 관심은 시 부주석, 리 부총리와 함께 5세대 지도부를 구성할 7명의 신임 상무위원이 누가 될 지에 쏠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마오쩌둥·덩샤오핑·장쩌민·후진타오 시대를 거치면서 현재는 주석과 총리를 필두로 한 9인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집단지도체제로 운영된다.
중국 공산당의 3대 정치계파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과 장쩌민 전 주석의 상하이방, 공산당 원로들의 자제로 구성된 태자당이 남은 7자리를 놓고 치열한 물밑다툼을 벌일 전망이다.
태자당과 상하이방은 인물이 겹치거나 노선이 비슷해 두 그룹이 연합해 공청단을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공청단은 정치 개혁을 요구하면서 세대교체를 추진하고 있고 이에 대항해 장 전 주석이 후원하는 상하이방·태자당 연합은 사회주의 노선 강화를 외치면서 기득권 보호를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다.
7명의 상무위원 후보로 왕치산 부총리와 장더장 부총리, 위정성 상하이시 당 서기, 류윈산 당 중앙선전부장, 리위안차오 당 중앙조직부장, 왕양 광둥성 당 서기, 보시라이 충칭시 당 서기, 장가오리 톈진시 당 서기, 멍젠주 공안부장, 여성 최고위 인사인 류옌둥 국무위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중 공청단 계열에서는 리위안차오, 왕양, 류윈산 등이 유력한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태자당과 상하이방 연합에는 왕치산, 보시라이, 위정성, 장더장, 장가오리 등이 유력한 차기 상무위원으로 꼽히고 있다.
5세대 지도부는 성장에 집중한 이전 지도부와 달리 확대하는 빈부격차로 인한 국민들의 불만을 달래는 한편 한계에 봉착한 수출 중심의 경제성장 구조를 내수 위주로 전환해야 하는 등의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 세계 각국의 중국에 대한 견제와 경계심을 새 지도부가 어떻게 극복할 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