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발 외환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흥국들이 자국 통화를 방어하기 위해 수시로 환율 개입을 단행하면서 외환보유고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인용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흥국들은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시장 혼란으로 환율 변동이 심해지자 달러를 팔고 자국 통화를 매입하거나 반대의 방식으로 환율 개입을 실시했다.
IMF에 따르면 신흥국의 외환보유고가 감소한 것은 2008년 가을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촉발된 이후 처음이다.
브라질·인도 등 신흥국의 외환보유고는 작년 9월말 6조8416억달러(약 7900조원)로 3개월 전보다 40억달러 줄었다.
작년 6월말까지만 해도 2008년말 대비 40% 증가한 신흥국의 외환보유고 확대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이 같은 추세는 작년 10월 이후에도 계속돼 11월 러시아의 외환보유고는 5109억달러로 전월보다 146억달러 줄었다.
인도는 83억달러, 브라질은 8억달러 각각 감소했다.
브라질은 리먼 사태 이후 고금리에 따른 자국 통화 강세를 억제하기 위해 헤알화를 팔고 달러를 매입하는 식으로 환율 개입을 단행해 외환보유고를 늘렸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세계적으로 달러 확보에 차질이 생기면서 신흥국에서 달러를 회수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작년 9월말 달러당 1.5헤알이었던 헤알 가치는 최근에는 1.9헤알까지 하락했다.
브라질 당국은 헤알의 급격한 하락을 막기 위해 헤알을 사고 달러를 파는 식으로 환율 개입을 단행, 결과적으로 외환보유고가 급감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1990년대 말 아시아의 외환위기를 방불케 하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외환보유고가 급감해 결제 외화 확보가 어려워지면 대외 신뢰도가 떨어져 해외 차입이 어려워지게 된다.
이는 외환시장의 불안을 초래해 환율 상승 압력이 높아지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최악의 경우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것이고 뼈를 깎는 긴축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