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윤활기유 사업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정유사는 현대오일뱅크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7일 윤활기유 사업 진출을 선언,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현대오일뱅크는 글로벌 정유회사인 쉘(Shell)과 충남 대산공장 내에 하루 2만배럴 규모의 윤활기유 합작공장을 짓는다. 오는 10월 착공에 들어가 2014년 상업 가동한다는 목표다. 여기서 생산된 윤활기유 제품 대부분은 쉘의 윤활유 공장에 공급된다.
SK이노베이션에서 윤활유 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SK루브리컨츠도 윤활기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스페인 업체들과 합작을 통해 윤활기유 사업을 대폭 확장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해 11월 오는 2014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스페인 글로벌 에너지 회사 렙솔(Repsol)과 일산 1만2000배럴 규모의 윤활기유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부터는 일본 JX에너지와 올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울산에 합작공장을 짓는 중이다. 현재는 하루 2만6000배럴을 생산하고 있지만 향후 5만1000배럴까지 생산규모가 확대될 예정이다.
현재 하루 4만배럴를 생산, 윤활기유 국내 1위를 자랑하는 에쓰오일도 올해 개보수 및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지속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윤활기유 시장이 전분기 대비해선 조금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각 업체들의 증설이 마무리되는 올 하반기엔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2007년부터 윤활기유 사업을 시작한 GS칼텍스 역시 지난해 5월 중국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현지 윤활유 시장 공략에 한창이다.
정유사들이 윤활기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윤활기유가 갖는 고부가가치성 때문이다. 실제 정유사들이 본업인 정유사업으로 얻는 마진은 불과 2~3% 남짓인데 비해 윤활기유의 수익률은 20~30%에 달한다. 때문에 윤활기유 사업은 매출규모는 적어도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통한다.
시장상황도 좋다. 지난해부터 친환경, 고연비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국내 정유사들이 생산하는 그룹3 제품은 수요가 더욱 견조한 상황이다. 미국석유협회(API)에 따르면 윤활기유는 그룹1에서 5까지 총 5가지 그룹으로 분류되는데, 그 중 국내 정유사들이 생산하는 윤활기유는 그룹3 제품이다. 보통 그룹3 이상의 제품은 고품질로 통한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고품질인 그룹3 제품은 매년 10% 정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기에 전체 수요의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유럽시장과의 가교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정유사들이 증설한 고도화 설비도 한몫을 하고 있다. 윤활기유는 고도화 공정에서 나오는 잔사유를 재처리해 만들어진다. 국내 정유사들은 대부분 20~30%대의 비교적 높은 고도화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고도화설비의 시너지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이와 함께 윤활기유 사업으로 기름값 인상에 따른 정부의 압박도 피할 수 있다는 점도 정유사들에겐 매력으로 다가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름값 주범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는데, 윤활기유 사업을 통한 수익창출이 이런 인식을 벗게 해주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시장 전망도 좋고, 국내 정유사들의 관련 기술도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윤활기유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