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대손충당금도 상대적으로 많이 쌓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건전 경영’에 무게를 실었다는 얘기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결산을 끝난 국민·신한·하나은행은 지난해 연간 총 9조6579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여기에 작년부터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적립하기 시작한 대손준비금인 3조7284까지 더하면 13조3863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도 대손충당금 규모인 13조2329억원보다 소폭 늘어난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부실채권(NPL)커버리지비율은 2009년도 수준과 비슷한 수준을 회복하며 감소했던 지난해에 비해서는 상승했다. 부실채권(NPL)커버리지비율은 고정이하여신금액에 대한 대손준비금이 포함된 대손충당금의 비율을 집계한 것으로 그 수치가 높을 수록 건전성 관리에 힘썼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주요 은행의 부실채권(NPL)커버리지비율을 살펴보면 국민은행 158.9%, 신한은행 166%, 하나은행 153.2%를 각각 기록하며 전년대비 최대 4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지난해 70%대 수준을 기록하며 낮은 수치를 보였던 우리은행도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102.7%를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기준으로 100% 수준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에 힘쓰는 것은 새롭게 도입된 회계기준에 맞추고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포석이다.
한편 지금까지는 예상손실까지 감안해 대손충당금을 적립했으나 지난해부터 실제 발생한 부실만 반영토록 변경됐다. 이에 감독당국은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사용처가 제한되는 대손준비금을 추가로 쌓도록 제도를 고쳤다.
용어설명 / 대손충당금
대손충당금은 매출채권, 대여금, 기타 이에 준하는 채권에 대한 차감적 평가계정으로서 미래에 발생할 대손(貸損)에 대비하여 설정하는 충당금이다. 대손충당금을 쌓으면 그만큼 당기순이익이 줄어들게 된다. 반면 대손준비금은 대손충당금과 달리 당기순이익 규모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배당이나 판매관리비 등으로 쓸 수 없도록 사용처가 제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