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발 국제유가 급등에 일본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대부분의 연료 가격이 덩달이 오르면서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늘리고 있는 일본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력이나 도시가스에 사용하는 LNG의 장기계약 가격은 원유 가격과 연동된다.
일본에서 LNG 수입 가격은 작년 11월 100만영국열량단위(1MBTU)당 16.92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10대 전력업체가 2011 회계연도 상반기(4~9월)에 매입한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는 2조4000억엔 규모로 전년 동기에 비해 30% 가량 늘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 상승을 이유로 일본에 수출하는 프로판 가스 가격을 2월에는 전월보다 18% 인상해 사상 최고치로 높였다.
이에 따라 원유를 원재료로 만드는 제품 가격은 전면 상승했고, 일본 북부인 홋카이도와 도호쿠 지역에서는 난방유 가격이 치솟고 있다.
다이와종합연구소는 원유 가격이 10% 상승하면 기업 수익을 2.9% 악화시킬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호황기였던 2005~2007년처럼 기업이 연료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할 수 있었을 경우다.
현재는 장기화하는 디플레로 가격 인상이 당시보다 쉽지 않은 상황. 가격 인상분을 제품이나 서비스 값에 반영하지 못하면 기업 수익 악화율은 7.3%로 확대할 것으로 연구소는 예상했다.
연구소는 또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하면 2012년도 국내총생산(GDP)은 0.1%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소는 대지진 후 화력발전용 LNG 수입이 급증하는 가운데 LNG 가격이 원유 가격과 동반 상승하면 GDP를 한층 더 감소시킬 것으로 추정했다.
국제 유가는 이스라엘 외교관에 대한 암살 시도와 핵 기술에 대한 추가적 과시, 경제보복 등 국제 사회에 대한 이란의 위협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여기다 시리아 내전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의 금융완화로 원유 시장에 투기 자금이 유입되면서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가와 관련해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3월 방미와 이란 및 서방과의 핵 협상 결과가 결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외교적 움직임에서 긴장이 완화하지 않으면 유가는 계속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네타냐후에게 대이란 제제를 자제할 것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유럽연합(EU)에 작년 1월 이후 중단한 핵 협상을 재개할 의사를 표명하는 서한을 보냈다.
협상에 진전이 있을 경우 지정학적 긴장감은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