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금 흐름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그리스 재정위기발 유럽 위기가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주식 같은 리스크성 자산은 물론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에도 매도세가 유입되고 있다.
이들 자산에서 빠져나온 자금은 미국·독일 국채와 함께 달러·엔 같은 신용도 높은 특정 자산으로 몰리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신뢰할 수 있고 즉시 환금이 가능한 단기 자산으로 자금을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뉴욕시장에서 15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4개월 만의 최저치로 곤두박질쳤고, 금 값은 1557달러대에서 거래되며 19주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달러 값은 유로에 대해 4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지수는 이날까지 12일 연속 오르며 1973년 지수 산출을 시작한 이래 최장의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는 1.77%로 7개월 만의 최저치 부근에서 움직이고, 유로존 최대 경제국 독일의 10년만기 국채금리는 1.47%로 사상 최저치에 근접했다.
독일 6개월물 국채 금리는 지난 4일부터 마이너스 금리가 계속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는 채권 거래 가격이 원금을 웃돈 상태로 결국 투자자가 이자를 부담하는 것과 같다.
스위스의 1개월물·2년물 국채 금리도 마이너스권에서 머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투자심리가 안정되는 것은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6일 총선 이후 정치 공백이 길어지면서 그리스가 유로존을 이탈하고 결국 시스템이 붕괴할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불안심리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크레디아그리콜의 장 폴 시플레 최고경영자(CE0)는 지난 11일 실적 발표 자리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시나리오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통해 1조유로가 넘는 자금을 시중에 공급하고 있지만 이같은 노력도 시장 안정에는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