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시대다.
시장은 심한 변동장세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지경이다.
글로벌 유동성은 리스크성 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들고 나기를 반복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는 것은 당연지사.
‘오마하의 현인’으로 추앙받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투자비법은 무엇일까.
그와 함께라면 한끼에 100만달러짜리 스테이크 값도 아깝지 않다.
매년 그가 보내는 주주서한은 연중 최고의 투자보고서가 된다.
그의 한 마디는 증시도 움직인다.
평범한 사람은 흉내도 못 낼 정도의 인내력과 선견지명, 복잡한 경제 정세의 본질을 투자로 풀어내는 버핏 만의 신기(神技)다.
버핏의 투자 사전에 불황과 호황의 경계는 없다.
오히려 불황일수록 과감하게 투자한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와중에는 엑슨모빌 네슬레 웰스파고 월마트 골드만삭스 제너럴일렉트릭(GE) 등 다양한 종목을 사들이면서 투자자들의 고정 관념을 깼다.
투자를 위한 장기적인 안목은 필수다.
버핏이 2009년 11월 벌링턴노던산타페(BNSF)를 인수할 때 시장에선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당시 BNSF의 가치가 버핏의 특기인 저가 매수를 실현할만큼 저렴하지도 않았고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가의 생각은 달랐다.
경기 회복과 함께 아시아에서의 수입이 늘어 철도운송 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전문가들은 버핏의 BNSF 인수는 100년 후를 내다본 투자였다며 그가 퇴임해도 버크셔가 번영할 수 있는 보험을 들어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역발상 투자는 버핏을 ‘미국의 대주주’로 만들었다.
버핏은 GE 코카콜라 아메리칸익스프레스 프록터앤겜블(P&G) 등 미국을 대표하는 명문 기업에 주목했다.
이들 종목을 선택한 기준은 주가보다는 근원적인 가치를 중시했기 때문이다.
회사의 수익 구조 변화와 목표 달성, 위기 속에서도 확고한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낼 수 있는가를 옥석을 가리는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버핏의 혜안은 사양길에 접어든 산업계의 구원투수가 되기도 한다.
지난달 미국 지방지 63개를 무더기로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버핏은 인터넷 보급으로 신문업계가 고전하고 있지만 지역과의 연계성이 강한 지방지의 가치는 높아진다고 판단했다.
그는 경쟁지가 없는 신문사를 대상으로 향후 수년간 인수를 계속할 것이라는 의향이다.
버핏은 투자를 위해 정부 인사도 예의주시한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정권 출범 당시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의 역할에 특히 집중했다.
자신의 투자를 포함해 세계 경제와 기업실적이 성장 궤도에 오르기 위해선 미국 금융시스템의 재건이 급선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